아큐레이리 주변은 고래투어가 많이 활성화 되어있다. 그 중에서 후사빅(Húsavík)이 고래투어로는 가장 잘 알려진 곳이다. 후사빅 외에 달빅(Dalvík)도 고래투어로 유명한 곳인데, 후사빅보다는 달빅이 좀 더 한적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달빅에서 고래투어를 하기로 결정을 하였다.
아큐레이리에서도 천천히 운전해도 1시간 안으로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곳이었다.
참고로 달빅에서는 아이슬란드 최북단섬인 그림세이(Grimsey)로 가는 배편도 있는지라, 그 곳으로 가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였다. 시간만 된다면 그림세이 섬에 가서 극지에 방문했다는 증명서도 받고, 수많은 퍼핀과도 뛰어놀고 싶었지만...그림세이까지는 3시간여동안 배를 타고 가야되는데 배흔들림이 장난이 아니라 멀미유발자가 수두룩 하다고 한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달빅 고래투어 사무실
계획상 오후 1시 투어에 참석하려고 하였다. 달빅에 도착한 시간은 11시를 30분정도. 사무실 근처에 차를 대놓고 문을 열려고 했으나...잉? 문이 굳게 잠겨있는건다.
"설마 오늘 일요일이라서 안하는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 분명 홈페이지에서는 13:00 시에도 투어가 있다고 했는데....
이상하게 생각되어서 사무실로 전화도 걸어보았으나 아무도 받지 않았다.
아~ 설마 고래투어는 물건너 가는건가....
일단 기다려 보기로 하고 앞에 바다쪽에 오리들이 모여있길래 오리구경을 하였다.
따사로이 바다에서 노니는 오리떼들
얼마나 한가롭고 여유로운 마을인지, 가까이 다가가도 오리떼들은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아무런 해꼬지도 안하니 이렇게 되었으리라. 오히려 너무 다가가면 물려고까지 했다 ㅎㄷㄷㄷㄷㄷ
원래 새를 좋아하는지라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있다가 순간, 식량으로 가지고 다니던 식빵이 생각나서 식빵을 들고와서 조각조각 부셔서 바다에 던졌다.
그랬더니 오리들이 좋다고 달려들어서 순식간에 빵을 먹어치우는거다.
재밌어져서 조금 뜯어서 직접 주기도 하고 여기저기 흩뿌려 주기도 하면서 놀고 있었는데, 그 떄 옆에서 왠 동네 어린 여자아이 둘이서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거다. 뭔가 좋아보이는 눈빛은 아니었다...
그래서 설마 야생오리에게 먹이를 주면 안되는건가? 아니면 빵을 바다에 뿌리는게 환경오염을 일으켜서 그러는건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빵주기는 멈추고 그냥 오리들을 구경만 하였다.
그리고 사라진 아이들.
그렇게 시간을 떼우며 잠시후 여자아이 둘이서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다시 이 곳으로 돌아왔다. 손에는 식빵 두장이 들어있는 투명한 비닐봉지를 들고서...
아~ 이때 아이들이 어찌나 귀엽든지 ㅎㅎ 우리가 좀 더 센스있게 눈치를 채고 말을 걸었으면 빵을 그자리에서 줄 수도 있었는데, 우리가 오리먹이를 주는게 재밌어 보였는지 집까지 가서 식빵을 가져온 것이었다. :))))
그렇게 오리들과 즐거운 한떼를 보내고 있으니 다른 투어 참가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근처 사무실에 차를 주차하고 문앞에서 서성이는 거였다. 그네들도 문을 열어보려고 하였으나, 열리지는 않고...
그래서 우리는 투어가 취소된건 아니고 곧 하겠구나 싶어서 사무실 근처를 한바퀴 돌아보고 왔다. 작고 아늑한 느낌의 참 정감가는 말을이었다.
오후 12시 40분쯤, 이전 투어팀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파란색 정비복같은 옷들을 입고 돌아왔다.
드디어 열렸다! 투어사무실
그리고 이윽고 문이 열렸고, 사무실옆에 있는 요리기구쪽에서 투어가이드로 보이는 분이 생선요리를 시작하시는 것이었다. 고소한 버터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저게 바로 그 갓 낚시해서 잡은 대구구나 싶었다.
사무실에서 티켓두장을 구매하고 정비복같은 파란색 원피스 옷을 입고 있던 옷위에 덧대 입었다. 고래투어는 세시간여동안 배를 타고 밖에서 구경을 하는 투어이다보니 옷을 따뜻하게 입는것이 중요하다. 안그러면 가서 ㅎㄷㄷㄷㄷㄷㄷㄷㄷ
드디어 신나는 고래투어 출발!!
우리가 탈 배
아기자기 예쁜 집들과 풍경
풍경만봐도 시간이 금방간다.
계속 배주위를 맴돌던 갈매기들. 배를 따라다니는건 다 이유가 있었다 ㅎㅎ
40여분을 갔을까....조금 지루해질려는 찰나에 몸을 녹여주는 맛난 핫초코가 나왔다. 맛있게 한잔 먹고 기쁜마음으로 다시금 고래가 나타나길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후.
배위에서 선장과 투어가이드 형님이 주위를 정찰하다가 이윽고
"X시 방향!!!(당연히 한국어는 아니고 영어로)"
이라고 외쳤다. 그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그 방향으로 향했고 잠시후 물기둥과 함께 고래 꼬리만 살포시 보였다. 오오오 그래도 신기했다. 고래를 보다니!
살포시 나타났다 사리지는 고래
운좋게 동영상 촬영도! 잘봐야 나옴 ㅎㅎ
잠시후에는 영화에서나 보던 돌고래 두마리가 점프하면서 수영하는것도 봤는데, 너무나도 좋았다. 한참을 고래가 어디서 모습을 나타낼까 기대를 하며 여기저기 둘러봤고, 고래가 나타날 징조만 보이면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사진을 찍으려고 난리였다. 열정적인 사람들 ㅎㅎ
저 뒷쪽 배위에서 매의 눈으로 고래를 찾고 있는 선장님. 귀신같이 찾아냄 ㅎㄷㄷ
이번엔 고래가 어디서 나타날라나...
매의 눈 가동! 뚜잉뚜잉
아름다운 경치도 함께 감상하며
오랫동안 갑판에 나와있으면 추울거라 생각했는데, 옷을 따뜻하게 입어서 그런가? 그렇게 춥다는 생각은 들지않았다. 어쩌면 고래를 볼거라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흥분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몸이 후끈 달아올랐는지도 모른다.
한참을 고래를 구경하다가 곧이어 가이드 형님께서 뭔가를 준비하고 있는거다. 그것은 바로 낚싯대!
고래투어후에 배위에서 바로 대구 낚시를 한다고 들었는데, 이거구나. 흐흐흐흐흐
영차영차
월척 앗싸 찰칵
그런데 여기 무슨 대구 가두리 양식장인가.....낚싯대만 집어넣고 조금만 흔들면 바로 입질이 오는 것이었다. 진짜 2분도 안되서 한마리씩 걸려 올라오는데, 허허허허허허허. 따로 떡밥도 주는거 같지도 않고, 미끼도 그냥 모형 물고기였는데 이렇게 잘잡히다니...
낚시로 미친듯이 잡혀올라온 대구를 이윽고 가이드 형님께서 손질을 하셨다. 한국이었으면 갓잡은 생선으로 회를 떠먹었을텐데 좀 아쉬웠다....칼질만 좀 할줄 알았어도 ㅠ
매의눈, 아니 갈매기의 눈으로 무언가를 기다리는 갈매기들
수많은 대구들을 갑판 위에서 쓱싹 손질하는 가이드 형님
대구를 손질하고 있으니, 갈매기들의 숫자가 급속히 늘어가지 시작했다. 아~ 이녀석들 대구를 노리고 있는거구나! 호쾌하게 칼로 대구를 손질하던 가이드형님은 시원시원하게 대충 대구를 자르는 것이었다. 아까워 보였는데, 막 자른 대구의 지느러미등을 바다에 던지니 갈매기들이 미친듯이 달려들었다. 저걸 먹으려고 이렇게 기다리고 있었던거구나 ㅎㅎㅎ 똘똘한 것들.
아! 글고보니 한국에서 새우깡을 사들고 왔으면 갈매기들이랑 신나는 한떼를 보낼 수 있었을텐데....아 너무 아쉽다 ㅠ
잠시 후 달빅항구에 도착을 하였고, 사무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맛있는 대구요리를 먹기위해 벤치에서 기다렸다.
아이슬란드에 서식하는 고래들
사무실 내부전경
이 곳 벤치에서 맛난 대구버터구이를...쓰읍 :)
요녀석이 바로 오늘의 요리사~
이윽고 가이드 형님이 요리사로 변신하셔서 구이기계를 이용해서 손질한 대구들을 올려서 요리를 시작하였다. 엄청 많이 잡은거 같은데 손질할때 막 잘라서 그런지 실제 양은 얼마 되지 않았다. 배불리 먹을 수 있을줄 알았건만 ㅠ
다됐다으~~~!
맛? 그냥 별 다섯만개
아....이전 투어팀이 이 대구를 먹을때 얼마나 부러웠었는지. 향긋한 버터향과 대구냄새가 너무나도 좋았다. 특히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한 상태에서의 대구버터구이는 그냥 입에 넣는 즉시 녹아버렸다. 구이기계 안에 있는 대구 혼자먹으라고 해도 다 먹을 수 있을거 같은 느낌!!!!!
정말 즐거운 고래투어였다. 그냥 배타고 나가서 고래 있나없나 보다가 나타나면 나타났네 하고 끝나는 그냥 그럴 투어일줄 알았는데, 그건 아님! 정말정말 재밌었던 투어다.
후사빅은 안가봐서 모르겠으나, 암튼 달빅 고래투어는 두말할 것 없이 추천! :)
달빅고래투어 관련(홈페이지는 여기)
- 고래투어는 총 3시간 조금 넘게 진행됩니다. 배위 있어야 되니 따뜻하게 옷을 껴입고 가시길 추천드려요.
- 일요일에도 운영을 합니다. 투어 운영 가능여부는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고 가세요.
- 저희는 현장에서 직접 표를 구매했지만, 혹시라도 모르니 홈페이지에서 예약하실 수 있으면 예약하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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