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로 출장을 올 기회가 생겨서 주말에 잠시 암스테르담 시내 여행을 하였다.
암스테르담 센트럴역 전경
역을 나와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풍경
작은 도시에 있다가 간만에 사람들이 북적북적 거리는 대도시로 나오니 정신이 없었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처음 만나는 암스테르담 시티에 들떤 여행객들, 그리고 정신없이 왔다갔다하는 차들 사이에 더욱더 혼란을 가중시키는 트램까지.....
암스테르담 시내는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운하가 겹겹이 쌓여있다. 덕분에 조금만 걸어가도 심심찮게 운하와 그 위를 떠다니는 배들을 볼 수 있는데, 물색깔은 좋지 아니하였다.
운하로 둘러쌓인 암스테르담 시내. 그런데 물색깔이....
여기저기서 쉽게 볼수 있는 자전거들
오늘의 일정 중 두가지 가장 중요한 목표는 둘다 먹거리....(도시 여행은 먹는게 남는거)
그 중에 하나가 네덜란드의 특산물인 청어절임, 하링(Haring)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Trip Advisor 의 암스테르담 쇼핑 항목에서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한 쿠키가게
Van Stapele Koekmakerij 이었다. (댓글에 한 한국분은 인생쿠키라고 써놓기도 했다!)
딱히 여행책자 없이 열심히 인터넷만 뒤져서 여행 루트를 잡았다.
늦게 일어나서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했던지라 요기거리를 찾던 중 그 유명한 FEBO 를 보게 되었다.
도시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간편 음식점 FEBO
FEBO 의 음식들. 정확한 액수를 투입구에 집어넣으면 따끈한 음식을 꺼낼수 있다.
맛좋은 고로케
FEBO 는 특이하게도 먹고 싶은 음식이 들어간 사물함(?)에 정확한 액수의 돈을 투입구에 넣음으로써 음식을 가져가게 되어 있는 시스템이 었는데, FEBO 뿐만 아니라 몇몇 다른 가게에서도 이와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다. 인건비가 비싼 동네라 이런 시스템이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맛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꽤 괜찮았다. 덕분에 길가다가 보이면 한번씩 들어가서 간식거리처럼 사먹고 나오곤 했다. FEBO 가게 안에는 사람이 직접 주문을 받아서 만들어주는 음식도 있는데 다들 패스트 푸드식이었다. 날이 너무 더워서 시원한 슬러쉬도 한잔 사서 쪽쪽 먹으면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였다.
첫번째 목표 지점인 Van Stapele Koekmakerij (이름 아직도 모르겠다;;) 까지는 역에서 도보로 천천히 걸어가면 약 20여분의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동네 여기저기를 걸어다니는데 마리화나 냄새가 심심찮게 났는데, 역시 암스테르담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상상한거만큼 환락적인 느낌은 적은듯도 하였다. (낮이라서 그런가;;;; 아님 내가 퇴폐한건가;;;)
길거리 공연이 한창인 광장
가는길에 광장 여기저기서 공연도 하던데 플라스틱 통을 드럼삼아 비트를 만들어서 댄서들이 멋진 춤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하도 유튜브에서 괴물같이 플라스틱 통 치는걸 봐서 그런지 크게 감흥은 없는데다가 배까지 고프니 조금만 구경하다 바로 이동을 하였다.
암스테르담의 길냥이들
은근히 길이랑 가게안쪽 유리창에 기대고 있는 고양이들도 많이 봤는데, 대부분이 검은색 고양이었다. 내가 특별히 검은색들만 본건지는 모르겠지만, 얘네들을 보니 집에 있는 우리 애기들이 너무 생각났다 ㅠ
글고보니 예전에 레이캬비크에서는 길냥이로 러시안 블루를 보기도 했는데..... ㅎㅎ
드디어 도착한 하링가게
무슨맛일까 궁금궁금
빵에 끼워서 시식
원래는 아~~주 유명하다는 하링집을 가고 싶었으나 일요일에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게다가 시내에서도 한참 멀리 떨어져 있고....(도시 서쪽지역이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검색해도 못찾겠다 ㅠ)
빵에 끼우지않고 순수하게 하링만 맛볼까도 했지만, 배가 고파서 결국 빵에 끼워서 먹는걸로 주문을 했다.
맛은 부드러운 꽁치맛? 여튼 많이 비리지도 않고 꽤 맛있었다. 하링만 따로 사서 맥주랑 마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났으나, 다른 것들도 이것저것 먹어보러 다니기 위해 완식 후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운하를 바라보며 맛있게 하링 한점 냠냠. 어딜가나 한가득 보이는 자전거들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맛볼 수 있는 치즈가게들
암스테르담 시내에는 엄청난 수의 치즈가게가 있다. 낙농업이 발달한 나라답게 치즈종류도 천차만별이고, 가게도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무료로 시식까지 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Golden Age Cheese Store 의 치즈들이 맛이 좋았다.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그리고 와이프도 ) 최고의 치즈는 코코넛 치즈!!!!!
세개묶어서 할인을 하고 있었지만 훈제치즈를 사느라 구매를 못했는데, 집에 와서 맛나게 먹고 나서 너무나도 아쉬웠다 ㅠㅠ
치즈를 구매할때 점원이 맛있으면 배달하라면서 자그마한 팜플렛을 줬지만, 한국에는 배달 안됨......
다양한 종류의 원예작물등을 파는 곳
네덜란드가 튤립이 유명한만큼 다양한 종류의 원예작물들의 화분이라든지 씨앗등을 파는 곳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캔이나 우유팩 같은 곳에 들어 있는 튤립재배 세트 같은게 참 많이도 보였는데, 결국 하나도 구매는 하지 못했다. 아쉽...
이제는 왔던길을 되돌아서 Van Stapele Koekmakerij 로 향하였다. 작은 골목길에 있는 가게라서 찾기가 어려울수도 있었으나, 구글맵덕분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유명한 쿠키를 사기 위해 줄서있는 사람들
아담한 가게내부
메뉴는 저 쿠키 하나!!
도착한 쿠키가게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평균 20여분 정도 걸린다고 하던데, 그것보다는 빨리 쿠키를 구매할 수 있었다. 메뉴는 오직 저 화이트 초콜릿 필링이 들어간 초코쿠키 하나!
가게 안에서는 4명정도의 직원들이 쉴새없이 쿠키를 굽고 있었다. 개당 구매는 해보지 않았고, 6개 10유로짜리 세트를 구매했다. 민트색의 이쁜 캔에 담으면 14유로
화이트초콜릿 필링이 들어간 Van Stapele Koekmakerij 의 쿠키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Trip Advisor 에서 수많은 가게들을 제치고 쇼핑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인생쿠키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을까? 엄청나게 기대가 되었다.
듣자하니 필링이 녹은 따끈한 상태에서 먹어야 더 맛있다고 하길래 구매후 걸어다니면서 바로 하나를 시식했는데....
오오오오~~~ 정말 맛있긴 한다!!!!!!
쿠키를 구매하면 예쁜디자인의 쿠키설명서(?) 도 같이 동봉해주는데 냉장고에 보관하지 말고, 3일이내(기억이 가물;;) 먹어야 된다고 되어 있었다. 게다가 전자렌지에 돌려서 먹지 말고 따뜻한 라디에이터 위나 후라이팬에 잘 대펴서 먹어야 된다고 하던데, 귀찮아서 그냥 있는데로 먹었다. 그래도 맛은 있었지만, 따끈할때의 그 맛에는 비할바가 못되었다.
돌아다니다 발견한 정체모를 인기가게? = 대마판매소....Grey Area
소문대로 암스테르담 여기저기에는 쉽지않게 대마초 파는 가게를 볼 수 있었다. 대마쿠키도 팔고....냄새는 당연히 심심치 않게 맡을 수 있었다. 대마초에 대해서 약으로 쓴다느니, 중독성이 적다느니, 몸에 크게 해롭지 않다는 등의 이야기랑 글을 많이 봐와서 대마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하는 주의이다. 그런데 한번도 해보지는 않음....진짜로!!!
위의 저 가게는 대마가게 + 뭔가 있는거 같았다. 다른 가게와는 전혀 다른 인테리어에 사람들이 바글거리는걸 봐서는 뭔가 특별한게 있겠지 싶어서 나중에 구글링을 해보니 양질의 제품(?)을 판매하는 대마판매 커피숍 이라고 한다. 유명인들도 많이 왔다갔다고 하는데 그 중에는 스눕독도 다녀갔다고 하는, 평점도 상당히 좋은곳.
Grey Area 옆에는 Reypenaer 치즈가게가 있는데 일일 치즈 테이스팅 투어로 상당히 유명한 곳이다. 암스테르담에 왔으면 꼭 가봐야 된다고 추천을 하길래 즉석에서 인터넷으로 투어신청을 하였다. 가게에서 바로 예약을 해주는지는 물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가격은 16.5 유로인데 서비스료 1.5유로가 추가되어서 총 18 유로였다.
2시간여 정도의 시간이 남아서 조금 더 주위를 둘러보기로 하였다.
우연찮게 사람들이 줄서 있는 가게 발견(Banketbakkerij Van der Linde)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마침 뭔가 먹고 싶은 찰나에 사람들이 하나씩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으면서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앞에는 왠 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아이스크림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맛이길래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서 먹나 싶어서 나도 대기행렬에 참가!
가게 안에는 맛나보이는 베이커리들도 있었다
중간사이즈 아이스크림 득템
사이즈가 여럿있었는데 큰걸 먹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중간 사이즈의 아이스크림을 사서 한입 먹었다. 그런데 맛이.....
오오오! 정말 달고 부드럽고 진한 생크림같은 느낌의 맛있는 아이스크림 이었다! 괜히 사람들이 줄을서서 먹는게 아니었다. 큰걸 살걸 하는 후회가 들정도 ㅎㅎㅎ
문닫은 가게 안에서 발견한 냥이
네덜란드를 돌아다니면서 위의 사진과 같이 가게 안쪽 유리창에서 바깥구경하는 고양이들을 몇마리 봤었다. 출장와서 고양이를 보고 있으니 집에 있는 꼬냉들이 생각났다 ㅠ
조금 걸어다니다가 아시아 거리를 찾았는데, 다양한 아시아 음식점들이 있었다. 그 골목에 들어서니 냄새부터 중국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는데,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아시아에 진짜 맛난 음식이 많은거 같다 ㅠ
아시안거리에 있는 사당. 이 사진만 보면 중국여행 온거 같다 ㅎㅎ
암스테르담 대낮의 홍등가
그리고 아시안거리 옆에는 그 유명한 홍등가가 있었다. 다양한 성인쇼랑 성인용품 가게, 그리고 언니야들이 가게 안에서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는데 뭔가 민망하였다. 홍등가 바로 옆에는 큰 Oude 교회가 있었는데 이게 참 묘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예정된 시간이 다 되어가서 곧바로 Reypenaer 치즈 테이스팅 수업을 맛보러 갔다.
왼쪽에 있는 치즈들이 테이스팅을 하게 될 애들. 오른쪽으로 갈수록 연식이 되신 분들
치즈 자르는 기계. 가지고 싶어 보이는 아이템
2인 1조로 앉아서 수업이 진행되었는데 나랑 거기서 우연히 만난 한국여행객분을 빼면 다들 끼리끼리 와서 수업을 들었다.
시작하자마자 강사님이 뒤에서부터 돌아다니면서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간단히 물어보았다.
오늘의 강사님
몇년도 인지 모르겠지만, 치즈대회에서 상받았다는 치즈
치즈랑 와인은 무한대! 치즈랑 와인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정말 강추인 곳이다. 같이 계셨던 한국분은 이런류의 치즈는 입맛에 맞이 않으셔서 거의 안드셨고, 난 술이 약해서 와인을 많이 먹지 못했다. 아쉽....
총 6가지의 치즈를 맛보면서 풍미 모양 향들을 종이에 적게 되어 있는데, 난 사실 잘 모르겠더라. 개인적으로는 1년 정도 된 소우유로 만든 치즈가 참 맛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당분(?) 같은게 조금 결정화가 되어서 치즈에 남아 있던데, 이게 또 묘한 매력이 있었다.
초반에 먹은 염소유 치즈는 염소 특유의 노린내가 조금 섞여서 개인적으로 맛나게 먹지는 못했다.
시간이 갈수록 년식이 오래된 애들을 먹었는데, 그 중에 강사님의 최애치즈도 있었다. 어떤거였는지는 지금 기억이 안나지만 그 치즈도 꽤 맛있었던걸로 기억한다.
치즈테이스팅 내역을 기록한 종이의 뒷면은 수료증 같은 형식의 모양으로 인쇄가 되어있는데, 투어를 잘 마쳤다는 기념품이라고 보면 되겠다.
낮부터 잘먹지도 못하는 와인을 먹었더니 머리가 헤롱헤롱 거려서 재빨리 숙소로 이동했다. 기차로 1시간이 좀 넘는 거리를 이동했다.
그런데 기차에서 불시티켓 검사를 했는데, 내가 카드를 찍지 않고 탔다고 하는거다. 분명 이곳 교통카드 충전해서 들고 다녔고, 들어올때도 분명히 삑하는 소리를 들은거 같은데....아니 그냥 삑이 아니라 경고음이었나? 여튼 덕분에 쩔쩔쩔 매고 있는데, 거기다가 내가 1등석을 타고 있었다고 하는 것이다. 헉! 어쩐지 자리가 좋더라니.....생각없이 탔는데 잠시 둘러보니 1st 어쩌구 저쩌구라고 객실안에 적혀있었다....
유럽애들은 유도리 없이 법과 규칙을 준수한다카던데 벌금을 내야 되나 싶었다. (원래 18유로 티켓인데 50유로 벌금을 내야 된다고 했다). 진짜, 정말로 모르고 한거라서 잘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했더니, 오오오오! 역시 여기도 사람사는 곳이라 그런지 철도직원분이 여권 달라고 하면서 내가 내리는 곳에 같이 내려서 티켓 구매한걸로 처리해준다고 하는거였다.
네덜란드에 몇일 있으면서 사람들 정말 친절하다 생각했는데, 기차에서 이런 일을 겪고 나니 한층더 이 곳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
직원분덕분에 제값을 내고 무사히 숙소로 복귀!!!!
네덜란드어만 적혀있는 간판을 보고 잘못 고른 엔쵸비 피자를 저녁으로 냠냠...으아 짜!!!!
그리고 저녁을 먹지 못한 관계로 맛난 뭔갈 먹어보려고 하다가 결국 피자에 맥주 한잔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모르고 엔쵸비 피자를 시켰는데, 처음 먹는 엔쵸비 피자.....이렇게 짜운줄 몰랐다 ㅠ 덕분에 맥주가 벌컥벌컥
이래저래 즐거운 일일 시티투어 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