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208번 도로를 타고 본격적인 인랜드 여행이 시작되었다.
랜드만날라우가르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인랜드 루트이다. 다양한 색의 산들이 아름다워서 유명한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레이캬비크에서 접근하기 그나마 편한, 접근성이 가장 큰 요인인 것 같다.
F208 도로. 거의 흙길(& 간간히 바위와 웅덩이가 길에 있는)이다. 차가 먼지샤워하기 딱 좋은 곳
길은 흙이랑 돌, 물웅덩이들로 이루어진 비포장 도로이다. 일반 비포장 도로와는 다르게 돌들이 많이 있어서 운전하는데 에로사항이 많았다.
도로 경계선은 이렇게 돌덩이로 구분 되어있다.
여긴 길 아닌 길. 중간에 심심해서 차 끌고 흙바닥 위에서 마구마구 돌면서 놀기도 했다.
아주 간간히 차들을 볼 수 있었다. 길을 좋지 않았지만,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심심하지 않게 운전을 할 수 있었다. 몇번씩 길에다 차를 세우고 풍경을 감상하기도 하였다.
비포장이지만, 어차피 차가 다니는 길같이 보이는 길도 나있고, 네비게이션도 있으니 걱정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번 Garmin 네비가 우리를 못살게 군다 ㅠ
분명 랜드만날라우가르를 찍고 잘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세갈래 갈림길이 하나 나왔고, 우리 앞에 가던 차는 네비게이션이 가르키지 않는 곳으로 가버리는 것이었다. 나는 저 앞에 차는 랜드만날라우가르에 가는게 아니라 어디 다른데 가겠찌 싶어서 네비게이션을 따라 길을 갔다.
그런데, 그 길을 갈수록 더 길같이 안보이는 길들만 나왔다. 가는길에 거대한 공사차량 한대만 우리를 지나갔고, 간간히 보이던 차들도 하나도 안보였다....성수기인 랜드만날라우가르인데, 이렇게 차가 없나?
의심을 하면서도 네비만 믿고 계속 전진을 하였고....
전신주따라 나 있는 잘못된 길. 전신주가 있으니 맞는 길이겠구나 했는데...
그러다가 앞쪽에 낭떠러지 같은 곳 근처까지 와버렸다.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급히 차에서 내려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암만봐도 이건 길도 아니고,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고.....하지만, 풍경은 너무나도 좋았다!
잠시 길위에서 쉬고 있는 우리의 포드
어느쪽이 랜드만날라우가르 캠핑장일까?
외로이 서있는 우리의 포드
우와~ 택배왔다!
길을 잘못 든 덕분에 좋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넋놓고 주위를 감상하다가 저 아래 호수까지 내려가보려고 갔는데, 가는길에 널려있는 이끼의 느낌이 매우 이상해서 중간에 돌아왔다. 왠지모를 불안감?
밑에 내려가서 파노라마 한장 찰칵
이제 어떻게 랜드만날라우가르로 가야하나....일단 네비는 믿을 수가 없게되었다. 업데이트가 안된건지 대체 왜이러는지 ㅠ
우선은 왔던 갈림길로 돌아가서 다른길로 향했다. 외길로 가다 표지판만 나오면 쉽게 찾아갈 수 있을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다행히 길위에 서있는 차량을 한대 발견하고 길을 물어봐서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었다.
거의 다와서 이렇게 헤멜줄이야 ㅎㅎ
이 표지판이 있는곳에서 길을 물어봤다. Hnausapollur 는 호수 이름. 구글링해보니 아름다운 호수던데 못 갔다 ㅠ
드디어 보이는 랜드만날라우가르의 산들!
갈림길에서 얼마 걸리지 않아 랜드만날라우가르에 도착했다. 사진에서 익숙하게 보던 다양한 색의 산들과 군데군데 덮혀 있는 눈이 있는 곳!
헤메서 겨우 찾아오니 풍경이 더 아름답게 보였다.
랜드만날라우가르 캠핑장 근처에 오니 사람들이 바글바글거린다. 역시 핫플레이스 ㅎㅎ
캠핑장 앞에는 얕은 개울이 흐르는데, 물을 건너기 찜찜하거나 무서운 사람들은 개울앞에 차를 대놓고 도보로 캠핑장으로 이동했다. 나도 개울 건너는 위험을 감수하기 싫어서 앞에 차를 대놓고 캠핑장으로 갔다.
개울 건너는 차량
저 개울만 건너면 캠핑장이다. 도보로 이동하면 10분정도 걸린다.
트레킹 코스 중 하나가 닫혀있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은 오두막 숙소
캠핑장 오두막 바로 옆에 있는 트레킹 코스 입구
캠핑장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텐트들
개울 앞에 차를 대놓고 10여분을 걸어가면 캠핑장인데, 랜드만날라우가르 캠핑장에는 텐트를 칠 수 있는 일반 캠핑장과 오두막 숙소로 구분이 된다. 오두막 숙소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예약을 해야지 묵을수 있는 상태라 우리는 그냥 차에서 노숙을 하기로 하였다.
가는길 중간에 온천이 있는데, 가까이에서 물을 보면 뭔가 정체를 알수 없는 풀들이랑 이끼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어서 온천해도 되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도 온천을 즐기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캠핑장에서 온천까지는 꽤 거리가 있어서 중간에 걸칠만한게 없으면 이동하다가 얼어 죽을거 같았다. 큰 수건같은 걸칠게 없어서 일단 이 곳 온천은 패스!
랜드만나라우가르 온천 근처
여기가 바로 랜드만날라우가르 온천
알수없는 풀들이 둥둥 떠있는 온천근처 개울
이 곳에서 자주 본 새
아침부터 분주히 랜드만날라우가르까지 오느라 몸이 너무나도 피곤했다. 캠핑장을 한바퀴 둘러보고 차에 돌아오니 배는 고프지만 뭐 해먹기도 귀찮고, 그냥 자고 싶었다. 저녁6시를 넘었지만, 백야라서 지금 살포시 트래킹을 갔다와도 괜찮을거 같았지만, 일단 차안에서 빵이랑 스카이르등 주전부리를 먹으면서 어떻게 할지 의논하다가 일단 자고 일어나서 아침일찍 돌아다니기로 했다.
배고파서 섭취한 왕따시만한 초콜렛. Bonus 에서 저렴하게 구입
옷도 두껍게 입고, 침남으로 몸을 꽁꽁싸맸지만, 한기가 느껴졌다. 텐트치고 자는 사람들은 얼마나 추울까....밖이 너무 밝아서 수면안대를 하고 잠을 청했지만, 몸은 피곤하나 싶게 잠은 오지 않았다.....라고 생각하는데 어느순간 골아떨어짐...
그러다 중간에 두어번 잠을 깼는데, 피곤해서 다행히 바로 또 잠들 수 있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둘이 같이 눈을 뜨니 해가 져서 밖이 어두컴컴하였다. 이 때 시간이 오전 3시 30분...
새벽3시 30분인데도 이 정도밖에 안 어둡다
배가 출출한 우리는 캠핑장에 가서 라면을 끓여먹기로 하였다. 모두 잠들고 조용한 캠핑장. 사람들이 모두 자고 있어서 매우 조심스럽게 라면을 끓였다. 바람이 하도 불어대는 통에 덜덜떨면서 간신히 라면을 끓였는데, 정말 맛있었다!!!!!
캠핑장에서 라면 한사바리 꿀꺽
맛나게 아침을 먹고, 정리를 하다보니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왠지 몸이 찌뿌등한 관계로 트래킹을 하기 귀찮아져서 그냥 다음 목적지인 셀라얀자 포스로 가기로 하였다(여행 중 정말 후회하는 일 중 하나였다...랜드만날라우가르에서 트래킹을 했었어야 되는데, 그땐 왜 안 했었는지 ㅠㅠㅠㅠ)
슬슬 차르 끌고 랜드만날라우가르를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가는 중에 도저히 지나갈수 없게 보이는 트래킹 코스가 보였다. 그래서 후다닥 내려서 잠시 구경하고 가기로 하였다.
Strútur 트레킹 코스
정말 묘한 느낌이 나게하는 아이슬란드의 이끼들과 바위
트레킹코스 중 요 푯말들을 잘보고 따라가면 길을 잃지는 않는다.
조금 걸어가니 높이 올라갈수 있게 되어있는 언덕이 보였다. 저기 정상에만 갔다가 이 곳을 떠나기로 마음 먹고 언덕위를 열심히 올라갔다.
이런 길을 따라서 휙휙
열심히 정상까지 달려라!
아래서 와이프느님께서 찰칵
정상에서 본 풍경
정상에 오르니 사람이 개미만하게 보인다.
간간히 보이는 야생화들. 이쁘다
정상의 경치는 정말 끝내줬다. 올라가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모두 잠들어 있는 고요한 인랜드를 둘러보며 또다시 아이슬란드의 황량함이 주는 묘한 아름다움에 빠져들 수 있었다.
실제 Strútur 트레킹 코스는 꽤 길다.
그래서 아쉽지만 이정도만 구경을 하고 다시 랜드만날라우가르를 벗어나기로 하였다. 랜드만날라우가르에서 1박 정도 더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일정이 빡빡하니....
저 끝까지 트레킹 코스를 걷고 싶지만, 일정과 체력이 ㅠ
삼엽충 모양의 얼음이 신기해서 찰칵
ㅁㄴㅇ
인랜드에서 표지판들을 만나면 뭔가 반갑다.
그렇게 랜드만날라우가르에서의 일정은 끝이났고, 우리는 다시 링로드로 진입하려고 하였다.
** 저희는 제대로 구경을 못했으나, 랜드만날라우가르에 가시는 분들께서는 충분한 시간을 두시고 트레킹을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정말 비경투성이인 곳이니깐요.
** 개울을 건너는게 싫으신 분은 북쪽에서 진입하는 F208 번 도로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 구글지도에서는 km 수가 저거밖에 안나오지만 오프로드인 관계로 시간은 꽤나 많이 걸립니다.
** 개인으로 가실거면 반드시 4WD 를 빌려서 가세요!!!
** 네비를 너무 믿지마세요 ㅠ 아오 가민 네비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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