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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에서 기차로 18시간!

얼핏 읽었던 여행책자에서는 쿤밍에서 청두가는 열차길이 비경이라고 쓰여져 있었습니다. 복잡한 산 속을 개간해서 지은 철도라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두 눈 부릅뜨고 풍경을 구경하였지만 기대만큼은 뭐......광활하게 펼쳐진 대지나 사막을 좋아하는 터라 그런지 멋지다는 느낌은 안 들더군요.

이번에는 침대칸을 이용하였습니다. 가장 싼 3층. 이전 베이징에서 청두까지 28시간동안 입석으로 탄 경험이 있어서 침대칸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더군요. 덕분에 낮부터 잠을 자서 밤에 잠이 오지 않더군요. 결국 뒤척이다가 잠이 안와서 책이나 읽으려고 열차연결 부분(아 이름이 뭐였지 이 부분이-_-;;) 으로 나갔죠. 객실은 이미 소등상태. 한창 재밌게 책을 읽오 있는데 갑자기 역무원이 자러 가라는 겁니다. 책 읽으면 안되냐고 대충 바디랭귀지로 의사소통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


중국기차에는 총 4가지 등급의 좌석이 있습니다.

푹신한 침대칸 - 연와(잉쭤軟臥)
딱딱한 침대칸 - 경와(란쭤硬臥)
푹신한 의자 - 연좌(잉워軟座)
딱딱한 의자 - 경좌
(란워硬座)

이 중에서 푹신한 침대칸은 비행기보다 비싼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구경할 틈도 없었죠. 침대칸의 경우에는 3층으로 분류되어있는데 높을 수록 저렴합니다. 아무래도 불편하니깐 그렇겠죠?

청두역에서 찍은 중국여행 당시 나의 Favorite 음료, 홍차

???? 롯...롯데오더리???? 그리고 7%? 한국에도 없는 한국글자로 새겨진 대륙의 음료

청두 역사

암튼 눈을 감고 뜨니 오오오~ 이것은 쿤밍?
그런데 날씨가 완전 엔지였습니다. 어제 말린 물건들이 다시 젖는겐가. 급한 김에 5위안짜리 우산을 샀는데 펴자마자 바로 망가지는.....우워워워~~~

쿤밍에서 관광을 하고 싶었지만 급히 하노이까지 가야되는 관계로 결국 국경지대인 허커우행 버스표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8시간 가량을 대기하였죠. 그 시간동안 가볍게 쿤밍시내를 돌아다녔습니다. 망가진 우산과 함께....

쿤밍(곤명)역

구경 좀 하다가 시간도 때울 겸 PC방에 들르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뭔가 증을 제시하라는 겁니다. 엥? 여태까지 이런거 없이도 PC방 잘만 이용했는데. 자세히 서서 지켜보고 있으니 민증같은 걸 사람들이 제시하고 인터넷을 사용하더군요. 처음 간 그 곳에서만 이런 시스템을 이용하는 줄 알고 쿤밍역 주위를 이잡듯이 돌아다니며 PC방이란 PC방은 다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모든 곳에서 증이 없으면 PC 사용을 못하게 하더군요. 말도 안통하고....그러다 간신히 영어가 되는 PC방 주인을 만났죠. 주인 아저씨 말로 그 증을 발급받아야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컴퓨터는 포기.

이것이 나를 허커우로 실어줄 침대버스

어떻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버스에 탑승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와와와~~~~
침대버스는 처음타는지라 나름 기대를 하면서 먹거리를 잔뜩 사갔습니다. 3줄로 침대가 나열되어 있더군요. 그런데, 이 놈의 침대버스가 상당히 짧더라는 겁니다. 누구의 체형에 맞춘건지 발은 구부려야지 간신히 누울 수 있게 되어 있더군요. 아아~ 게다가 귀엽게 생긴 이불은 그 귀여움과는 다르게 몇 일 빨리 않은 듯한 꼬릿한 냄새가 작렬...흑흑

침대버스 내부 모습

쿤밍에서 허커우까지는 대략 10시간이 걸립니다. 밤버스를 탄지라 눈만감으면 바로 도착할 것이라 생각하였지만 더위와 짧은 침대로 인하여 제대로 잠을 잘 수는 없었습니다. 흑흑.

여튼, 힘들게 도착한 허커우!

와우! 허커우에 도착하니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태까지 본 중국의 느낌이 아닌 전혀 새로운 세상. 상당히 한적한 동네에 주민들의 생김새도 일반적인 한족과는 다르게 생겼더군요. 길에 다니는 차들도 조금씩 다르고, 나무들도 야자수 삘이 가득. 게다가 그 찌는 듯한 더위는 점점 적도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말해주더군요.

떠나기 전 조사한 바로는 버스터미널에서 10분만 걸어가면 국경이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열심히 걸었지만 나오는 것은 알 수 없는 지형뿐.....지친 나머지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타게 되었죠. 역시나, 거꾸로 걸어간 것이었습니다. 아~ 그 더위에서 얼마나 멀리 열심히 걸었는데. 흑흑

터미널을 등지고 오른쪽....예, 그 쪽이 국경입니다.

허커우-라오카이 국경

처음 보는 육로국경은 마냥 신기하였습니다. 잠시 사진찍고 감상을 하다가 실수로 위 사진에 보이는 바리게이트를 한 발자국 넘어가게 되었죠. 에이~ 하면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공안이 달려오는 겁니다. 설마 이거 가지고 뭐라고 하려는건가-_-;;; 예, 뭐라고 하더군요. 말도 통하지 않는 관계로 별의별 표현으로 어떻게 된건지 설명하였지만 도무지 먹히지가 않았습니다. 진짜 한 발자국 넘어갔을 뿐인데....결국 국경사무소로 가게 되었고 거기서 이런저런 조사를 받고 무사히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느낀 것은 생각외로 중국 공안들이 친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떠나기 전 들은 정보로는 중국 공안들(특히 국경지역) 비리가 있니, 뒷돈을 잘 받느니 해서 이런 경우 뒷돈을 찔러주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친절한 미소로 여행 잘해라는 말까지 해주더군요. 여기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 하였습니다. 대성박력으로 쉐쉐 하면서 신나게 베트남으로 이동하였죠.

우측에 보이는 것이 중국 국경 사무소. 엄청난 대열의 베트남 상인들. 대부분 빵과일(Jack Fruit)을 팔려고 넘어가는 사람들이었다.

국경을 하나두고 확 다른 느낌이 들더군요. 이것이 바로 육로국경을 넘는 묘미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기 꿈에도 그리던 베트남으로 입성을 하니 두근두근 거리기 시작하더군요. 여기서 처음으로 오토바이 택시 쎄옴(Xe om)을 타게 되었습니다. 화폐개념이 안 서있는지라 제대로 협상을 못했지만 라오까이 역까지 2만동인가? 줬던 기억이 나네요. 생각해보니 그 다지 비싸지 않았던거 같기도 하고....

베트남으로 입성!!!!!

라오까이는 보통 사파로 여행가기 전 들르게 되는 곳입니다. 도착하자마자 친절한 사람들을 통해 환전도 잘 받고 안내도 잘 받아서 시작부터 감이 좋았죠. 그렇게 라오까이 역에서 표를 구입하고 기차를 탔습니다. 문제는 그 더위에 선풍기도 안 털어주고, 창문도 제대로 열리지 않는 차였다는 것.....다행인 것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거죠. 게다가 귀여운 베트남 아이랑 여행 중인 일본 여자애를 만나서 지겹지 않게 하노이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라오까이에서 하노이까지 9시간 소요라고 알고 있었지만 2시간 연착으로 도착하니 저녁 8시. 처음 도착한 하노이의 인상은? 와우!!!!

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

괜히 수많은 관광책자에서 베트남 언급시 꼭 길 건널때는 주의해라는 말이 나온게 아닌란 걸 알았죠. ㅎㅎㅎㅎ



이렇게 중국에서의 짤막한 여행을 마치고 드디어 베트남으로 와서 2주간 하노이에서 워크캠프에 참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올리도록 하죠~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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