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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에서 기차로 18시간!

얼핏 읽었던 여행책자에서는 쿤밍에서 청두가는 열차길이 비경이라고 쓰여져 있었습니다. 복잡한 산 속을 개간해서 지은 철도라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두 눈 부릅뜨고 풍경을 구경하였지만 기대만큼은 뭐......광활하게 펼쳐진 대지나 사막을 좋아하는 터라 그런지 멋지다는 느낌은 안 들더군요.

이번에는 침대칸을 이용하였습니다. 가장 싼 3층. 이전 베이징에서 청두까지 28시간동안 입석으로 탄 경험이 있어서 침대칸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더군요. 덕분에 낮부터 잠을 자서 밤에 잠이 오지 않더군요. 결국 뒤척이다가 잠이 안와서 책이나 읽으려고 열차연결 부분(아 이름이 뭐였지 이 부분이-_-;;) 으로 나갔죠. 객실은 이미 소등상태. 한창 재밌게 책을 읽오 있는데 갑자기 역무원이 자러 가라는 겁니다. 책 읽으면 안되냐고 대충 바디랭귀지로 의사소통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


중국기차에는 총 4가지 등급의 좌석이 있습니다.

푹신한 침대칸 - 연와(잉쭤軟臥)
딱딱한 침대칸 - 경와(란쭤硬臥)
푹신한 의자 - 연좌(잉워軟座)
딱딱한 의자 - 경좌
(란워硬座)

이 중에서 푹신한 침대칸은 비행기보다 비싼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구경할 틈도 없었죠. 침대칸의 경우에는 3층으로 분류되어있는데 높을 수록 저렴합니다. 아무래도 불편하니깐 그렇겠죠?

청두역에서 찍은 중국여행 당시 나의 Favorite 음료, 홍차

???? 롯...롯데오더리???? 그리고 7%? 한국에도 없는 한국글자로 새겨진 대륙의 음료

청두 역사

암튼 눈을 감고 뜨니 오오오~ 이것은 쿤밍?
그런데 날씨가 완전 엔지였습니다. 어제 말린 물건들이 다시 젖는겐가. 급한 김에 5위안짜리 우산을 샀는데 펴자마자 바로 망가지는.....우워워워~~~

쿤밍에서 관광을 하고 싶었지만 급히 하노이까지 가야되는 관계로 결국 국경지대인 허커우행 버스표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8시간 가량을 대기하였죠. 그 시간동안 가볍게 쿤밍시내를 돌아다녔습니다. 망가진 우산과 함께....

쿤밍(곤명)역

구경 좀 하다가 시간도 때울 겸 PC방에 들르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뭔가 증을 제시하라는 겁니다. 엥? 여태까지 이런거 없이도 PC방 잘만 이용했는데. 자세히 서서 지켜보고 있으니 민증같은 걸 사람들이 제시하고 인터넷을 사용하더군요. 처음 간 그 곳에서만 이런 시스템을 이용하는 줄 알고 쿤밍역 주위를 이잡듯이 돌아다니며 PC방이란 PC방은 다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모든 곳에서 증이 없으면 PC 사용을 못하게 하더군요. 말도 안통하고....그러다 간신히 영어가 되는 PC방 주인을 만났죠. 주인 아저씨 말로 그 증을 발급받아야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컴퓨터는 포기.

이것이 나를 허커우로 실어줄 침대버스

어떻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버스에 탑승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와와와~~~~
침대버스는 처음타는지라 나름 기대를 하면서 먹거리를 잔뜩 사갔습니다. 3줄로 침대가 나열되어 있더군요. 그런데, 이 놈의 침대버스가 상당히 짧더라는 겁니다. 누구의 체형에 맞춘건지 발은 구부려야지 간신히 누울 수 있게 되어 있더군요. 아아~ 게다가 귀엽게 생긴 이불은 그 귀여움과는 다르게 몇 일 빨리 않은 듯한 꼬릿한 냄새가 작렬...흑흑

침대버스 내부 모습

쿤밍에서 허커우까지는 대략 10시간이 걸립니다. 밤버스를 탄지라 눈만감으면 바로 도착할 것이라 생각하였지만 더위와 짧은 침대로 인하여 제대로 잠을 잘 수는 없었습니다. 흑흑.

여튼, 힘들게 도착한 허커우!

와우! 허커우에 도착하니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태까지 본 중국의 느낌이 아닌 전혀 새로운 세상. 상당히 한적한 동네에 주민들의 생김새도 일반적인 한족과는 다르게 생겼더군요. 길에 다니는 차들도 조금씩 다르고, 나무들도 야자수 삘이 가득. 게다가 그 찌는 듯한 더위는 점점 적도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말해주더군요.

떠나기 전 조사한 바로는 버스터미널에서 10분만 걸어가면 국경이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열심히 걸었지만 나오는 것은 알 수 없는 지형뿐.....지친 나머지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타게 되었죠. 역시나, 거꾸로 걸어간 것이었습니다. 아~ 그 더위에서 얼마나 멀리 열심히 걸었는데. 흑흑

터미널을 등지고 오른쪽....예, 그 쪽이 국경입니다.

허커우-라오카이 국경

처음 보는 육로국경은 마냥 신기하였습니다. 잠시 사진찍고 감상을 하다가 실수로 위 사진에 보이는 바리게이트를 한 발자국 넘어가게 되었죠. 에이~ 하면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공안이 달려오는 겁니다. 설마 이거 가지고 뭐라고 하려는건가-_-;;; 예, 뭐라고 하더군요. 말도 통하지 않는 관계로 별의별 표현으로 어떻게 된건지 설명하였지만 도무지 먹히지가 않았습니다. 진짜 한 발자국 넘어갔을 뿐인데....결국 국경사무소로 가게 되었고 거기서 이런저런 조사를 받고 무사히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느낀 것은 생각외로 중국 공안들이 친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떠나기 전 들은 정보로는 중국 공안들(특히 국경지역) 비리가 있니, 뒷돈을 잘 받느니 해서 이런 경우 뒷돈을 찔러주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친절한 미소로 여행 잘해라는 말까지 해주더군요. 여기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 하였습니다. 대성박력으로 쉐쉐 하면서 신나게 베트남으로 이동하였죠.

우측에 보이는 것이 중국 국경 사무소. 엄청난 대열의 베트남 상인들. 대부분 빵과일(Jack Fruit)을 팔려고 넘어가는 사람들이었다.

국경을 하나두고 확 다른 느낌이 들더군요. 이것이 바로 육로국경을 넘는 묘미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기 꿈에도 그리던 베트남으로 입성을 하니 두근두근 거리기 시작하더군요. 여기서 처음으로 오토바이 택시 쎄옴(Xe om)을 타게 되었습니다. 화폐개념이 안 서있는지라 제대로 협상을 못했지만 라오까이 역까지 2만동인가? 줬던 기억이 나네요. 생각해보니 그 다지 비싸지 않았던거 같기도 하고....

베트남으로 입성!!!!!

라오까이는 보통 사파로 여행가기 전 들르게 되는 곳입니다. 도착하자마자 친절한 사람들을 통해 환전도 잘 받고 안내도 잘 받아서 시작부터 감이 좋았죠. 그렇게 라오까이 역에서 표를 구입하고 기차를 탔습니다. 문제는 그 더위에 선풍기도 안 털어주고, 창문도 제대로 열리지 않는 차였다는 것.....다행인 것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거죠. 게다가 귀여운 베트남 아이랑 여행 중인 일본 여자애를 만나서 지겹지 않게 하노이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라오까이에서 하노이까지 9시간 소요라고 알고 있었지만 2시간 연착으로 도착하니 저녁 8시. 처음 도착한 하노이의 인상은? 와우!!!!

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

괜히 수많은 관광책자에서 베트남 언급시 꼭 길 건널때는 주의해라는 말이 나온게 아닌란 걸 알았죠. ㅎㅎㅎㅎ



이렇게 중국에서의 짤막한 여행을 마치고 드디어 베트남으로 와서 2주간 하노이에서 워크캠프에 참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올리도록 하죠~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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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산....청두에서 버스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유명한 산입니다. 높이 3099m로 3000m, 그러니깐 거의 정상에 위치한 황금불상인 높이 48m의 사면십방보현좌상(四面十方普賢座像)이 유명한 곳이죠. 무협지에 많이 나오는 아미파의 본산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한글로 한자를 읽으면 아미산이죠). 우타이산, 푸퉈산, 주화산과 함께 중국의 4대 불교성지로도 유명한 곳이죠. 불교가 전승되기 전에는 도교의 성지였던 곳입니다.

이 곳에서 가장 기대를 했던 것은 무엇보다도 원숭이들을 산에서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듣자하니 엄청난 수의 원숭이들이 이 곳에 살면서 등산객들을 괴롭힌다고 하더군요. 아아아~ 원숭이와 한판승

버스로 도착하면 보게 되는 건축물. 벌써부터 금박이다

다음날 오후에는 청두에서 쿤밍가는 기차를 타야되는 관계로 아쉽게도 산밑에서부터 걸어서 올라갈 수는 없었습니다. 3000m 가 넘는 산을 무슨 축지법을 쓰는 것도 아니고 하루만에 오를 수 없는 노릇이었죠. 미친듯이 걸어올라가도 1박 2일은 걸린다고 하니 하는 수없이 버스를 타고 정상 가까이까지 오르기로 하였습니다.

어메이산 안내지도

산정상까지 운행되는 버스운행시간

키로 어른, 어린이를 구별한다. 허허허, 키 큰 얘는 안습

중국 남자화장실서 발견한 '한 발 더 다가서서 소변 봅시다' 어느 나라나 다 똑같구나

산까지 올라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우선 점심을 해결하였습니다. 가까운 식당에서 읽지도 못하는 중국어로 간신히 마파두부를 찾아서 먹었죠. 쓰촨성에서 유래된 마파두부를 본토에서 먹어서일까요? 맛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가격도 푸짐한 인심~ 관광지 가격 같은 느낌이 들지 않더군요.

다음으로 입도 심심하고 해서 간식거리로 해바라기씨를 구입하였습니다. 중국에서 심심찮게 본 이 녀석은 많은 중국인들이 즐기는 간식거리로 상당히 맛이 좋습니다. 그냥 해바라기씨를 집어넣은게 아니라 약간의 가공을 하여서 꼬소한 맛이 납니다. 중국사람들은 간단히 톡톡 껍데기를 벗겨먹던데, 저는...아아아~

심심할때 딱 좋은 해바라기씨. 가격도 싸고 은근히 양도 많다. 맛도 굿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도 버스표를 구입할 때 입장료도 포함해서 냈던걸로 기억되네요. 올라가는 지역마다 입장권이 달랐는데 저는 가장 윗쪽인 금정근처까지 가는 표를 구입하였죠. 구불구불한 산길을 쉬지 않고 달렸습니다. 가는 길에 원숭이를 볼 수 있나 기대를 하였지만 한마리도 구경 못하였죠. 간간히 보이는 한글로 된 안내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참을 올라가다 중간에 차표 및 입장권을 검사하는 곳이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내리길래 화장실에 가나 싶어서 조용히 앉아있었는데 옆에 있던 꼬마애가 표를 흔들면서 나가서 체크하고 와야된다고 하더군요. 어이쿠 고마운 녀석. 어설픈 중국어로 고맙다고 말하고 살포시 표에 검사체크를 하고 다시 차에 탑승하고 열심히 정상으로 달렸습니다.

중간 체크 포인트

아아...그런데 불안한 것은 올라갈 수록 날씨가 흐려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밑에서는 상당히 화창한 날씨라서 정상에 있는 사면십방보현좌상을 멋진 햇살과 함께 볼 수 있겠구나 했는데, 안개가 좌욱이 끼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거 비라도 내리려는건가...우산도 없는데.....

근 2700m 정도의 지점에서 내려서 나머지는 걸어서 올라가게 됩니다. 정확한 높이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걸어서 2시간이 넘게 걸렸던걸로 기억이 됩니다. 여기서부터 추워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밑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코트를 빌려주기도 합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3000m 가 넘는 곳에서는 고산병이 시작되기 때문에 고산병 예방을 위한 어설픈 산소주머니도 판매하고 있죠.

걸어서 올라가기 힘드실거 같으신 분은 케이블카를 이용하셔도 됩니다. 가격은 40위엔. 하행은 30위엔이죠. 혹은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가마에 타셔서 가셔도 되는데, 이건 아무리봐도 가마꾼들에게 남는 장사인가 의구심이 들더군요. 그냥 걸어가도 힘든데-_-;;

가마꾼들......속도는 상당히 빨랐다

산행길에 바라본 풍경들. 우와아아앙~

미친듯이 걸어올라가는 중...아아~ 걱정하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것은 바로 비!!!!
약하게 내렸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비닐로 된 1회용 우의를 꺼내서 대충 수습을 하였죠. 하지만 짐이 많이 있었던지라 짐이 젖을까봐 걱정되더군요. 게다가 약해빠지 비닐이라 중간에 한번씩 찢어지기도 하고...으아아아아~~~~~~

끝이 없는 산행길. 날 잡아 잡수쇼

헥헥...비에 쫄딱젖은 생쥐가 되어서도 열심히 올랐습니다. 오늘 안에는 정상에서 금정사와 불상을 본다! 는 생각으로 말이죠. 하지만 해가 조금씩 지기 시작하고 정상은 보이지도 않더군요. 중간에 왠 사찰들을 지나쳤습니다. 그 중 한군데에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무엇인가를 적고 있더군요. 무엇인가 싶어서 짧은 중국어와 바디랭귀지로 물어보니 숙소랍니다. 저렴한 가격에 사찰에서 잘 수 있는 숙소. 가격도 그다지 저렴한거 같지도 않은거 같아서 일단 패스했죠. 그러면서 정상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봤더니 한참을 가야된답니다. 아 제길. 걍 배째라하고 다시 오르기 시작했죠. 미친듯이

숙소를 제공하는 사찰

그렇게 미친듯이 걸었습니다. 걷고 걷고 걷고 또 걷고...

그러자!!!

드디어 저 멀리 황금불상이 머리를 지붕 위로 비추는 것입니다. 아아아~ 멋있어라. 남은 힘을 가득 모아서 열심히 전진하였습니다. 생각보다 짙지 않은 안개라서 나름 멀리서도 볼 수가 있었죠. 그런데, 다가갈수록 이상하게 안개가 끼기 시작하는겁니다. 뭐지 이건-_-;;

악악! 이놈의 안개!

안개에 가려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안개와 함께 보여진 불상의 모습은 한층 더 신비로운 느낌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그렇게 멀리서 잠시 감상을 하고 있으니 안개가 조금 개기 시작하더군요. 오예~~~

이것이 바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불상이라는 사면십방보현좌상!!!

왠지 서역의 냄새가 풍기는 코키리상들의 모습

불상을 배경으로 찰칵. 아아~ 아저씨 촬영 센스가T_T

정말 좋았습니다. 안 왔으면 어쩔뻔했나는 생각이 들더군요. 생각지도 못한 멋진 광경을 본 것입니다. 비에 쫄딱젖어서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었지만 기분은 좋았죠. 그리고 불상을 지나서 황금색의 금정사로 갔습니다. 근처에 불이 피어오르고 있었는데 그 곳에서 젖고 추운 몸을 녹이고 말렸죠.

금정사

주변 구경을 시작하면서 숙소를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근처 호텔이 있는 걸 보았지만 가난한 배낭여행객에게 하루 150위엔의 숙소는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금정사에 스님에게 부탁해서 하룻밤 묶어가게 해달라고 할 작정이었습니다. 절에서 하루 묵어가는걸 너무 좋아하는지라 바로 달려갔죠. 중국스님들 인심은 어떨까...

금정사 주변에 걸려있는 자물쇠들. 어떤 소망들을 가지고 채운 자물쇠들일까? 뭔지는 모르겠지만 여행용 자물쇠를 꺼내서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자물쇠에 걸고 찰칵

아~ 망했어요. 절까지 찾아들어가서 스님들과 교섭을 하였지만 바로 안된다고 하네요. 역시 관광지로 지정된 절들은 야박합니다. 예전에 범어사에서 친구랑 하룻밤 묶어가려고 들렀더니 쫓아내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관광지의 절은 절이 아니야!!!!!!!!!!!!!!!

바깥의 안개는 한층 더 심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비도 후두두둑 심하게 쏟아졌죠. 비에 젖은 모습이 측은했는지 경비아저씨가 수건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아아~ 감사감사. 다시금 불쌍한 눈빛으로 하루 재워주세요~ 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GG. 혹시나 싶어서 절 안에 경비아저씨랑 계속 앉아있었지만 결국 아저씨도 퇴근 시간이 되어서 함께 길을 나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뭐라뭐라 말을 하더군요. 당연히 못 알아 들었습니다. 대충 고개만 끄덕이면 따라갔죠. 절을 나서니 안개가 세상을 다 덮어버려서 1m 앞도 안 보였습니다. 그런데 아저씨는 잘도 길을 찾아가시더군요. 허허~ 대단대단. 조심히 따라갔더니 왠 젊은 공안들이 나타나는 겁니다. 뭐지...아저씨랑 공안들이 이야기를 시작하였고 조금이나마 영어를 사용할 줄 아는 공안이 영어로 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공안사무실에서 하루 묵어갈 생각이 있느냐? 하길래 재밌는 체험이겠다 싶어서 알았다고 했죠. 그런데.....거의 개방되어있는 이상한 사무실이었습니다-_-;;; 화장실도 안보이고 내일이 되면 감기걸리기 딱 좋을거 같다는 생각에 결국 또 GG. 친절에 감사하면서 결국 근처 호텔로 갔습니다. 으으으~~~~

혼자인데다가 밤이 늦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면서 잘 이야기를 해서 나름 할인을 받기는 하였지요. 그리고 급히 몸을 씻고 물건들을 말리기 시작하였습니다.

후두둑 내리는 비속에서 해는 지고..

완전 젖어버린 나의 물건들...힝

씻고 물건말리고 운동화도 말리면서 휴식을 취했죠. 아침이 되면 멋진모습의 일출을 볼 수 있다고 하더군요. 운 좋으면 구름 위로 태양이 떠오르는 풍경을 볼 수 있다던데....제발 볼 수 있길 바라며 잠을 청했습니다.

따로 알람을 맞추지도 않았는데 밖에서 문을 두드려서 깨워주더군요. 일출을 보라는 말이었죠. 그러나 날씨는 저희를 배반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섰지만 안개는 여전히 자욱....날씨도 상당히 추워서 계속 달달달 거렸습니다. 아우~ 결국 맑은 공기만 한가득 마시고 산을 내려가기로 하였죠. 급하게 청두까지 가야되는 관계로 이번에는 케이블카를 사용하였습니다.

케이블카 매표소. 정상에서 걸어가면 10분정도 거리에 있다

자욱한 안개속을 뚫고 지나가는 케이블카

안개는 여전하였습니다. 케이블카에서도 제대로 풍경을 구경 못하였죠. 그런데, 어느 시점을 지나자 시야가 밝아지는 것이었습니다. 허허허, 위를 보니 저희가 있던 곳만 구름에 갇혀 있더군요. 뭐 어쩔수 없는 상황.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구경할 수 있겠죠?

이것이 운해

어메이산 정상에서는 4가지의 절경을 맛 볼수 있습니다. 바로 일출, 승등, 불광(브로켄 현상), 운해이죠. 운해는 위에 있는 사진과 같이 전 지역이 구름의 바다로 깔리는 모습인데 말 그대로 구름 속을 걸을 수 있는 거죠. 실질적으로는 정상에서 밑을 바라다보면 구름의 바다가 펼쳐진걸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 속 그림은 어디까지나 엄청나게 적절한 타이밍에 볼 수 있는 운해인거죠. 그리고, 불광...즉 도깨비불 같은 현상으로 저 멀리에 불상의 모습이 나타난다고 하더군요. 못봤으니 패스~

아무튼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중국사람들이 불친절하니 재수없다니 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글쎄요. 저는 사실 여행하면서 친절한 중국인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특히 이 곳 어메이산을 여행할 때는 너도나도 다들 도움의 손길을 조금씩 뻗쳐주더군요. 어메이산의 멋진 풍경과 함께 중국인들의 친절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안개속의 금정과 불상은 어떻게 보면 맑은 날보다 더 멋진 풍경이 아닌가 생각을 하기도 하구요. ㅎㅎㅎㅎ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운해와 불광을 볼 수 있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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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이거우와 황룽을 가려고 온 쓰촨성 청두인지라 이 곳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였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거리를 돌아다니며 도시구경을 하였죠. 정보가 없으니깐 좋은 점은 흡사 스포일러 없이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모든게 새롭고 저것도 관광명소같고 이것도 관광명소같고, ㅎㅎ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청두를 떠나기 전 날 발견하게 된 곳이 바로 이 곳 진리 스트리트 입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꽤나 유명한 관광명소더군요. 제가 주의깊게 관찰을 안해서 하마터면 놓칠뻔한 장소였죠. 무후사 옆에 위치!

진리 거리로 들어가는 골목을 가리키는 간판

과거의 모습이 남아있는 진리거리

과거 삼국시대, 촉나라에서 가장 왕성한 상업활동이 일어나던 곳이 바로 이 곳 진리거리입니다. 2004년 때 개축을 끝내고 현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고 하네요.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 살거리들이 넘쳐흐르는 매력적인 명소입니다. 보통 좁은거리에 사람들이 북적거리면 짜증이 나게 마련인데 이 곳에서는 오히려 그러한 느낌이 마음에 안정(?)을 주고 활기가 넘치게 하더군요. 아~ 이런 시장틱한 곳, 너무나도 좋아라 합니다.


진리거리에 있는 다양한 먹거리들

떡만드는 아저씨. 떡을 이상한 기구에다가 던지면 종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때앵~~~

상당히 흥미가 가던 곳이 바로 이곳 떡집입니다. 특이하게 떡을 이상한 철제기구에다가 집어 던지더군요. 그 때 울려퍼지는 소리가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때앵~~~~ 아저씨의 떡제작 쇼를 보고 있자니 급 떡이 먹고 싶어서 하나 구입해서 먹었죠. 아~ 맛도 상당히 훌륭했습니다.

이름이 밀크티던가...알갱이가 같이 빨려올라오는데 재밌고 맛있다


기념품가게들을 보면 인사동의 느낌이 난다

해가 지고 붉은등에 불이 들어오니 분위기가 한층 더 살아나더군요. 열심히 걸어다녀도 힘든 느낌이 그닥 들지 않았습니다.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바빴죠. 그러다...갑자기 비가 한차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으아! 우산도 없는데T_T

그래서 긴급히 피할 곳을 찾았죠. 그 때 눈에 들어온 것이 스타벅스!!! 오호라~ 중국 고대의 느낌이 물씬풍기는 모습의 상당히 특이한 스타벅스를 봤더랬죠. 이렇게 스타벅스를 국가에 맞게 리모델링하는 것도 좋은 생각인거 같더군요.

돈 없고 가난한 배낭여행객...에잇! 간만에 된장남이 되고자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한잔 마셨죠. 이건 뭐 숙소에다가 한끼 식사값이 커피한잔으로 날아가더군요. 비가 그칠 때를 기다리면서 좁은 스타벅스 안을 요기조기 구경하였죠. 가장 눈에 띄던 것은 바로 청두의 상징 팬더가 새겨진 스타벅스 머그컵이었습니다. 아아~ 갖고 싶어라. 그리고 쓰촨성의 명물인 변검이 그려진 커피잔이 있더군요.

베이징쪽이 경극이 유명하다면 쓰촨성은 바로 변검공연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변검이라함은 가면이 바뀌는 일종의 마술 같은 쇼인데요, 예전 매직페스티벌에서 실제로 이 변검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상당히 신기하고 재밌더군요. 그래서 이 곳 쓰촨성에서 원조 변검을 보려고 마음 먹었지만 결국 지지 ㅎㅎㅎㅎ


청두를 대표하는 팬더와 변검이 새겨진 스타벅스 기념품. 아아~ 갖고싶어라

20여분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보내니 비가 딱 그쳤습니다. 단발성 소나기였던거죠. 비가 내려서 시원해진 거리를 한 번 더 둘러보고 진리거리관광을 마쳤습니다. 마지막날 이런 곳을 찾았다는 것이 상당히 아쉽더군요. 그 정도로 매력적인 동네로 기억이 됩니다.

귀여운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
청두는 삼국시대 촉나라의 수도인지라 촉나라 장수들과 관련된 상품들이 많다

이렇게 청두에서의 관광을 마무리 짓고 다음 날 아미파의 본거지라 불리우는 어메이산을 방문하기로 하였습니다. 역시나 정보가 부족했던지라 백팩커에 있던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비치되어 있던 때지난 론리플래닛을 뒤척이기도 하였지만...이건 뭐 감이-_-;;;

원숭이가 떼거지로 출몰한다는 어메이산에서 원숭이들과 한판 붙기위해서 빨리 잠자리에 들었습니다...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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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관광을 온 가장 큰 목적....
그것은 바로 중국여행지 중 가장 저의 이목을 끌었던 주자이거우와 황룽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러산대불을 다녀온 후 주자이거우까지 직접 가고자 버스편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러산으로 갔던 터미널에서 물어보았지만, 모르는 사람들....아침일찍 한대가 있다는건 알지만, 저녁에 바로 출발을 하지 않으면 이곳에 오자마자 구입하였던 쿤밍행 기차 시간을 맞출 수 없는 관계로 이 날 바로 출발할 생각을 하였죠. 제대로 된 관광책자도 없이 왔던지라 우선은 게임방을 찾아서 갔습니다.

왼쪽 위의 한문이 '와방' 이라고 해서 게임방을 뜻하는 단어이다. 인터넷을 사용하고 싶다면 저 한문만 찾아서 열심히 들어가보자

각종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주자이거우 행 버스가 언제 있는지 확인을 하였죠. 분명 저녁에 한대가 있는걸로 봤습니다. 4시경에 버스가 출발한다는 글을 보았지만, 버스터미널에는 분명 없었죠. 그러나, 다른 곳에 터미널이 한군데 더 있다는 글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시간은 4시......우선 청두를 구경하기로 하였죠. 이렇게 된거 다음날 아침일찍가는 차를 타고 가서 황룽은 포기하더라도 주자이거우만은 보고 오자는 심정으로 말이죠.


청두하면 무엇이 유명할까요?

음식으로는 쓰촨성인지라 훠궈(샤브샤브 비슷한 음식)가 유명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친숙한 중국동물인 바로 팬더로 유명한 곳이죠.



덕분에 길을 걸어가다보면 심심찮게 팬더가 그려진 버스나 표지들을 볼 수 있고, 여기저기 널려있는 훠궈집과 훠궈집에서 풍겨나오는 고추기름 냄새를 맡을 수가 있죠. 청두만의 느낌이랄까? 이 냄새, 싫어하시는 분은 정말 싫어한다고 들었는데, 전 정말 고추기름 냄새에 취해서 하루종일 식욕이 당겨지더군요.

아! 그리고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의 나라 촉의 수도로도 유명한 곳이랍니다!!!

여기저기 팬더가 그려져있는 청두

팬더가 유명한만큼 팬더동물원 역시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팬더들이 게을러서 아침에만 활동하고 낮에는 아무 움직이도 없기때문에 아침일찍 구경을 가야지 제대로 팬더를 구경할 수 있다고 하네요. 실제 본토의 팬더를 보고 싶었지만, 저 역시 게을러서 팬더들이 움직이는 시간에는 침대에서 쿨쿨~~~~

여기저기 널려있는 훠궈가게

이것이 바로 훠궈(출처 : 위키피디아)

매운음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쓰촨성에서 훠궈는 당연 빠뜨릴 수 없는 음식입니다. 샤브샤브 같은 방식으로 날재료들을 살짝데쳐 먹을 수 있는데 맛은 샤브샤브와는 다르면서도 묘한 매력이 있죠. 대부분 음식점에서 위 사진과 같이 반반 국물이 나뉘어서 나옵니다. 혼자먹기에는 가격적인 부담이 꽤 되는 음식이죠.

하루 25위엔, 저렴한 가격의 Holly's Hostel

그리고 다음 날, 주자이거우를 가고자 일찍일어나려고 했는데...
오 마이 가뜨~~~~ 늦잠을 자버렸습니다. 전날 열심히 돌아다니니라 제대로 못 일어났죠. 결국 다른 버스터미널을 찾아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저녁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자~

그러나 힘들게 찾아간 그 곳역시 버스는 없음.......아아아아~~~~~~~~
그리하여 기차표를 하루 늦추고자 청두에 있는 기차역들을 찾아다녔습니다. 역시나 표는 없고...결국 지지를 선언하고 다음에 올 것을 기약하며 청두에서 몇일을 보내기로 하였죠. 우선 청두시내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은근히 잘 만들어놓은 마네킹

헉! 청두 시내에서 널 보게 될 줄이야. 반가운 한글. 아이스크림

세계 어딜가나 있는 삼성간판

에..이 아저씨 이름이...기억 안남

조류전선????

청두시내, 중심가의 모습은 상당히 번화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흡사 명동거리의 느낌이 들더군요. 엄청난 수의 인파와 역동적인 모습. 쓰촨성에만 1억의 인구가 산다는데, 그런 쓰촨성의 성도인 만큼 꽤 활력이 넘쳐나는 곳이 었습니다. 예상외로 깨끗한 거리의 모습에 다시금 놀랐죠.

청두는 촉나라의 성도이기도 하다. 유비를 모시고 있다는 무후사 입구

버스내부 모습. 버스마다 그 구조는 천지차이(2층버스도 있고)

주자이거우 루트를 물어보고자 찾아간 여행안내 센터. 영어를 못하는(&불친절) 직원들에 충격 & 도움안됨;;

복작복작 청두시내모습. 이 정도에 오토바이가 많은 줄 알았지만 베트남에서는;;;


어딘지 모름...

그냥 정처없이 떠돌아 다닌거 같습니다. 관광객들을 만나서 함께 청두에서 시간을 보내려 했건만, 대부분이 끼리끼리 놀러온 중국인 관광객들;;;; 내수관광객의 수가 엄청난 것에 대해 다시금 놀랐더랬죠.

여튼, 주자이거우는 포기하고 하루면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어메이산을 가기로 작전하였습니다. 기왕온거 뭐라도 보고 가야되지 않겠나 싶어서죠.

러산대불이 세계에서 가장 큰 불상이라면 어메이산의 금정은 세계에서 가장 고지대에 있는 금불상이라던데...흐으음....게다가 원숭이떼의 습격으로도 유명한 산인지라 은근히 기대를 하면서 긴급히 여행계획을 짜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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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에 온 목적, 그것은 바로 환상적인 색깔을 띄는 호수, 주자이거우와 석회암이 만든 환상적인 경관의 황룽, 그리고 이번에 소개하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불상, 바로 러산대불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이 러산대불은 고등학교때 아침방송에서 우연히 접하였습니다. 그 당시 엄청난 규모와 위용에 압도당해서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아침등교시간도 잃은채 불상을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여튼, 이번 여행의 모토가 모든 여행지를 패키지 없이, 가장 저렴하게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혹시나해서 여행사에 문의해서 가격을 물어보았죠. 2박 3일의 주자이거우와 황룽 여행 패키지가 얼마냐고. 대략 10만원이 약간 넘는 가격이었습니다. 가격은 대충 그렇다치고 언제 출발하냐고 물어보니 다음날 새벽에 간다고 하더군요. 심신이 지쳐있는 관계로, 그리고 계획상 러산대불을 보고 밤차로 주자이거우까지 갈 예정이어서 그냥 접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아~ 새벽같이 일어나서 빨리보고 올려고 했는데 그만 10시가 넘었더군요. 부랴부랴 청두의 신남문(新南門) 버스터미널로 달려가서 러산(樂山)으로 가는 표를 끊었습니다. 러산은 청두에서 160Km 가량 떨어진 곳으로 버스로는 약 2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대게 러산대불과 함께 근처에 있는 어메이산 관광을 패키지로 많이 구경갑니다.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러산대불근처 시내모습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러산대불 입구. 아직까지 대불은 보이지 않는다. 입장료 90위엔(학생할인으로 60위엔)

러산터미널에서 내려서 13번 버스를 타고 낙산대불 북문에서 내리면 됩니다. 대충봐도 관광지다 싶은 곳에서 내리면 되므로 안심하셔도 됩니다.

민장강 바로 옆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불상이 보일거 같지만 교묘하게 가려져 있습니다. 입장을 하거나 관광용 보트를 타지 않으면 볼 수 없게 말이죠. 대단한 녀석들-_-;;

여기서도 역시 학생증을 제시하고 할인입장하였죠.

러산대불을 보기위해서는 우선 입구에서 어느정도 걸어 올라가야됩니다. 올라가서 불상 윗부분부터 아래까지 다시 내려가면서 감상하는 구조로 되어있죠. 올라가는 중간중간에도 간간히 볼 것들이 있어서 심심한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게다가 거리도 10여분정도면 올라갈 정도로 가깝구요.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깜찍한 휴지통

열심히 올라가자. 헥헥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간간히 보이는 모양의 돌. 안쪽에는 조각이 새겨져 있다.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나름호수. 규모가 너무 작아서 아쉽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하였습니다! 그리고 보았습니다 러산대불을!!!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바글거리는 사람들 틈새로 보이는 러산대불의 머리

높이 71m, 머리너비 10m, 어깨너비 28m의,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불상인 러산대불...

엄청난 규모와 엄청난 사람수,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줄에 압도당하였습니다. 오오~ 이것이 바로 그 러산대불이구나. 줄을 서서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지 되는데, 엄청난 길이를 보고 순간 좌절하였습니다. 역시 일찍 일어났어야 되는데...아아아~~ 게으름은 어딜가나 최대의 적입니다. 여튼, 대불근처에서 사진을 한장 찰칵 찍었습니다.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러산대불을 배경으로. 귀를 만지면 행운이 깃든다는 미신에 따라 사람들이 귀를 만지는 듯한 모습의 사진을 이 곳에서 많이 찍는다. 그런데 이 사진은....아놔~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불상이 지그시 바라보고 있는 방향에는 민장강이......

사진을 찍고 옆을 보니 왠 스님의 상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그 옆에는 굴이. 무엇인고 하니 바로 이 러산대불을 제작하신 해통스님입니다.

이 러산대불이 생기기전 민장강을 지나는 수많은 배들이 강물에 휘말리는 사고가 잦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나라때 이 해통스님께서 불심으로 사고를 막고자 산을 깍아서 90여년에 걸쳐서 제작한 것이 바로 이 러산대불인 것입니다. 결국 해통스님은 완성된 모습을 못 보고 세상을 떠났지만, 정말 불심의 힘이었을까요? 대불이 완성된 후 강물에 의한 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런 놀라운 이야기에는 설명가능한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대불을 제작하면서 깍은 엄청난 양의 바위들이 강으로 떨어지면서 강물이 잠잠해진 것이 실제 사고가 없어진 이유라는거죠.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포스가 느껴지는 해통스님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해통스님과 인부들이 생활했다는 토굴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가벼운 구경을 마치고 기다란 대열에 합류하였습니다. 으아~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더운날씨에 기다림은 고욕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새치기를 안한다 싶었는데, 상당히 거슬리게 생긴 중국인 한 명이 당당하게 줄을 제끼고 전진을 하더군요. 그 모습을 보고도 가만히 있는 사람들...계속 제 근처에서 알짱거리는 통에 상당한 신경이 쓰였습니다. 아놔, 이것들...

한참을 기다리고 드디어 대불을 향해전진!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저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서 구경하면 된다. 발가락 크기가 우왕~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내려가는 길에 간간히 보이는 조각들. 풍화되어서 민무늬인게 아쉽다

자, 그럼 대불사진을 살살 감상해보시죠~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감상을 마치면 반대편 계단으로 열심히 올라가야 됩니다. 반대쪽은 내려온 곳과는 다르게 불상이 보이지 않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치사하구로.

헥헥거리면서 열심히 계단을 올라가면 한적한 공원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러산대불이 있는 이 곳에는 대불외에도 잡다한 볼거리들이 존재합니다.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러산대불 낙산대불 Leshan Budda


이렇게 러산대불구경을 즐겁게 끝내고 다시 청두로 돌아갔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훠궈 비슷한 녀석을 근처 가게에서 시켜서 먹었는데 맛이 아주 기가 막혔습니다. 오오오~ 결국 저녁은 맛나는 훠궈를 사먹자! 는 계획을 세우고 청두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러산대불의 전체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서는 관광용 보트를 타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보트보다는 직접 불상까지 걸어가서 구경하는 것이 거대한 위용을 느끼기에는 훨씬 좋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보너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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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신나게 쓰마타이 장성 구경을 마치고 숙소에서 함께 여행가기로 하였던 아가씨 일행을 만났죠. 거기에 추가로 새로운 한국인 남성분까지. 다음날 잠시 베이징 시내 구경이나 함께 가자고, 가서 북경오리도 먹고 제안을 하길래 흔쾌히 수락하였죠.

그러나....이번엔 저의 늦잠으로 결국 못 만나버렸음;;;

빡빡한 일정에 맞추어서 내일 저녁 전에는 쓰촨성의 주도인 청두로 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전날 밤 베이징역에서 표를 못 구하고, 이 날 버스나 기타 다른 교통수단을 찾기로 하였습니다. 듣자하니 베이징서역이 따로 있고, 그 곳에 가면 다른 표를 구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그래서 우선 베이징서역으로 꾸역꾸역 이동하였습니다. 구찮구로 짐을 다들고..으아~

북경 베이징 Beijing
숙소근처의 마트. 가볍게 아침을 우걱우걱

베이징역 Beijing Railway Station
저거이, 베이징역. 바글거리는 중국인들의 러쉬. 까우~

베이징지하철 Beijin Subway
다시한번 베이징 지하철 노선도(2006년꺼랍니다. 지금은 매우 복잡) 한중앙에 자금성이 있는걸 볼 수 있다.

베이징지하철 Beijin Subway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베이징 지하철

이 당시에는 베이징서역으로 바로 가는 지하철이 없어서 결국 붉은색인 1호선 왼쪽에 있는 군사박물관역(军事博物馆) 에서 내려서 한참을 걸어갔답니다. 힘겹게 길을 물어물어 간신히 도착한 베이징서역!!!!! 규모는 베이징역보다 더 큰거 같더군요.

베이징서역 Beijing west station
베...베이징서역!

우선 표를 확인해야되는 관계로 미친듯이 달려갔습니다. 여기도 역시나 베이징역처럼 사람들로 바글바글 거리더군요. 진짜 밥먹고 애들만 낳은건지 이거야 원-_-;;; 도떼기 시장이 따로 없었습니다. 베이징역보다 큰거 같아서, 여기라면 있겠구나 싶어서 긴줄에 서서 안절부절하면 기다렸죠. 그리고 저의 차례....안되는 중국어로 말하면서 알아본 결과, 간신히 표가 있었음을 확인했습니다...그런데, 그것은...

입석!!!!!!!!!

으아~~~~무려 28시간을 입석으로 가야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는 수없이, 이것도 하나의 문화체험이라고 생각하며 구입을 하였죠. 가격도 싸니깐 돈 벌었다는 심상으로 말이죠.

그래도 28시간 입석은 할 짓이 아닌거 같아서 이번에는 버스역을 찾아 갔습니다. 출발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았으므로~

짧은 한자실력과 바디랭귀지를 통한 대화로 힘겹게 버스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어죠. 제가 들은 정보에 의하면 진시황의 병마용이 있는 '시안(서안)' 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고 들었죠. 기회가 되면 시안에서 가볍게 이슬람 문화도 접해보고 병마용도 보자는 생각에 버스표를 알아보러 갔습니다. 그런데, 이미 표는 지지~ 빠듯한 일정에 맞출 재간이 없겠더군요.

베이징 버스 터미널 Beijing Bus Terminal

베이징 버스 터미널 Beijing Bus Terminal
이 아줌마 두번이나 찍혔네..아가씬가..

베이징 버스 터미널 Beijing Bus Terminal
범상치 않은 분위기의 베이징 버스터미널

베이징 버스 터미널 Beijing Bus Terminal
어딜가나 바글바글, 중글링

기차타기로 마음을 굳히고 남은 시간동안 베이징 시내나 둘러보기로 하였습니다. 기왕 온거 몇몇 명소라도 구경해야겠다 싶었죠. 그래서 아무 버스나 타고 이동을 하였습니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다행히도 버스요금이 1위엔 밖에 하지 않아서 갈아타도 큰 부담이 없었죠. 100원이 아까운 배낭여행객이지만, 그래도 뭐...ㅎㅎ

가장 좋았던건 아이스크림이 1위엔정도 밖에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더운날 돌아다니다가 심심하면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면 돌아다녔죠. 베이징이랑 상하이 물가는 우리나라보다 높다는 말이 많은데, 그래도 이렇게 싼 것들도 많이 존재하니 좋았습니다. 싼마이~

버스를 타고 가다가 관광지가 있는 듯해서 덜컥내렸죠.

허~ 그런데 무슨 운이 좋았는지, 바로 천안문광장과 자금성이 있는 곳에 내렸던 것입니다.

천안문 광장 Tianmen
천안문 광장 Tianmen
천안문 광장 Tianmen
천안문 광장 가는길에 찰칵찰칵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건 2008년 올림픽을 기념하여 제작된 몇몇 조형물들이었습니다. 올림픽까지의 시간을 카운트다운하는 시계도 눈에 띄는등, 다양한 것들이 있었습니다(사진 날라가서 없)

천안문 광장 Tianmen
엄청난 넓이의 천안문 광장

자금성 Forbidden City
자금성 Forbidden City
그 유명한 자금성 입구. 그리고 마오쩌둥의 초상화

열심히 천안문광장을 가로질러서 자금성 입구에 도달하였죠. 여기저기서 많이 보아왔던 마오쩌둥의 초상화를 보니 왠지 신기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열혈피구할 때 중국팀이랑 붙으면 저 사진을 배경으로 천안문광장에서 경기를 하는데, 그 때는 누구인지도 몰랐던 것을 이렇게 실제로 와서 보니 색다른 느낌이 들더군요.

자금성은 만여개가 되는 방이 있다고 합니다. 영어명으로는 Forbidden City. 처음에는 이 영문이름을 듣고 괜한 환상에 사로잡혀서 꼭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자금성이더군요. 동양인들에게는 사실 그렇게 특이하게 다가오는 느낌은 없겠지만, 서양인들에게는 매우 색다른 풍경을 제공하는 곳이죠. 무려 9999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엄청난 곳.

자금성 Forbidden City
자금성 내부

자금성 Forbidden City
엥? 왠 농구골대?

들어갈 수 있는데까지 들어갔더랬죠. 입장료를 받는 곳 까지 갔다가 돌아서 나왔습니다. 이 정도만 봐도 충분하다는 생각에서였죠. 몸도 피곤하고, 짐들고 다니자니, 영~

가볍게 베이징 구경을 하고 버스를 타고 다시 베이징서역으로 돌아갔죠. 기차에 오르기 전 라면을 꼭 구매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차내에서는 별로 먹을게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죠. 그래서 하루치 먹을 3개를 구매하고 약간의 군것질거리와 함께 기차에 올라탔습니다. 그런데 이건 뭐, 연휴도 아닌데 사람들이 통로까지 가득 메워져있더군요. 한국에서도 심심하면 입석을 타고 다녔던지라 쉽게 익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뭐....

처음에는 짐을 잃어버릴까봐 조마조마해하며 승하차하는 문옆에 쪼그려 앉아있었습니다. 공간도 거의 안나오는 곳에서 한참을 있다보니 어느새 적응...주변에 있던 사람들 얼굴도 익숙해지지 짐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지면서 여기저기 싸돌아 다녔죠. 뭐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째저째하니깐 밤이 지나고 구석에 쪼그려서 청두에 도착할 기대감에 부푼 채 잠들었습니다...ZZZ

기차 화장실
기차 화장실
기차 화장실
기차화장실..(이런 사진밖에 남아있지 않다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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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새벽 6시 반...베이징 최대의 명물 만리장성을 구경하기 위해 분주히 준비를 하였습니다.
준비를 마치고 어제 함께 가기로 한 분의 방에 노크를 하였지만 무응답....결국 쪽지를 하나 남겨두고 출발을 하였습니다.

목표는 만리장성 중에서도 가장 험준하다는 쓰마타이 장성!

베이징 외곽 북부에 위치한 곳으로 3시간이 넘게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곳은 베이징에서 가기 편한 팔당령(빠다링) 이지만, 인적도 드물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잘 보존된 쓰마타이가 점차적으로 많은 배낭여행객의 사랑을 받는 장소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 곳으로 결정을 하였죠.

투어는 신청하지 않은 관계로 직접 그 곳까지 이동하기로 하였습니다.

쓰마타이는 미원이라는 곳에서 70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미원까지 가기위해서는 버스를 타야되는데 그 버스가 동직문 역에 있습니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고 동직문으로 고고~

우측 노란색과 파란색 선이 교차되는 곳이 동직문(동저먼東直門 DongZhiMen)

기차역에서 내린 후 어디로 가야되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에라이 모르자 하면서 대충 발걸음을 옮겼죠. 어차피 출발하기 까지는 시간이 있는걸로 아는지라 좀 헤매기로 하였죠. 그러나 왠걸? 한방에 미원행 980 번 버스가 있는 곳에 도착하였습니다. 버스정류장을 기대했지만 아니더군요...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런 짝퉁 소형버스말고 커다란 시외버스가 있다고 합니다. 가격이 아주 약간 좀 더 비싸다고 하더군요....

여튼 20위엔을 주고 차에 올라탔습니다. 처음에 사람이 몇 없어서 편하게 가겠구나 생각하며 아침요기로 길거리에서 떡을 하나 사먹었습니다. 아침을 맛나게 먹으면서 기다리는데 점점 늘어나는 사람들과 짐으로 버스는 폭주....그럼에도 불구하고 운행 중에도 사람들을 계속 태우더군요. 이런 무식한...... ㅎㅎㅎ '역시 상인의 피가 흐르는 중국!' 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미친듯이 달리는 차 문을 열고 호객행위를 쉬지 않고 하는 버스 도우미 아저씨를 보며 '님이 최고!'

미원으로 가는 버스 980번. 미원까지 3시간~

복작거리는 버스. 그러나 아직 공간이 있다고 생각하는 도우미 아저씨. 님하 짱~

버스에는 저 외에 프랑스인 한 커플을 제외하고는 죄다 중국인들이었습니다. 가볍게 프랑스인 커플에게 말을 걸었더니 역시나 그들도 쓰마타이 장성을 보러 간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오기 전 한국에서 자료를 찾아본 결과 이런 개인여행으로 갈 경우 미원에서 덤탱이를 무지 쐬운다고 하더군요. 심지어 시내버스 조차 말이죠. 담합해서 아예 차를 출발 안시켜서 장성구경을 포기한 사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약간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혼자는 아니라는 생각에 어느 정도 한숨 놓았죠.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왠 버스정류장도 아닌 곳에서 우리를 내리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사가 이 전에 "쓰마타이? 쓰마타이?" 하길래 맞다고 했죠. 그랬더니 여기서 내려서 가면 된다고 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버스정류장은?

알고보니 우리가 내린 바로 앞에 왠 승용차가 기다리고 있더군요. 그 차랑 짝짝꿍 맞춘듯....어차피 미원표지판이 보인 뒤 내린 것이라서 정류소는 조금만 찾으면 있을거라 생각하고 정류장을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끈덕지게 승용차 기사가 저희를 따라오더군요. 덤탱이 씌울게 뻔하다고 생각한 저희는 쌩까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정류장 위치를 물어보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영어 사용자는 하나도 없고, 물어봐도 제대로 답 안해주고-_-;;;

결국 다른 방법을 모색하려고 하는 순간, 갑작스럽게 중국인 대학생을 만났습니다. 대학생 누나와 누나의 아들로 보이는 꼬마, 이렇게 3명이었는데 그들도 쓰마타이를 간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합석하자고...역시 사기를 쳐도 같은 중국인 끼리는 그나마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하는 수 없이 기사양반이랑 협상에 들어갔습니다. 기나긴 마라톤 협상 후 결국 두당 30위엔에 마무리를 지었죠.

마라톤 협상 중. 뒤에 봉고아저씨도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고 있었다...

중국 외곽지역의 한 주유소...

왕복 2차선을 3차선처럼 운전하는 기사아저씨의 차 속에서 1시간후, 쓰마타이 장성에 도착을 하였죠. 와우! 저 멀리 보이는 쓰마타이를 보니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내가 드디어 만리장성이라는 녀석을 직접 보는구나 라는 마음과 함께.

입장료는 40위엔 이지만 학생증 제시로 할인받아서 20위엔에 입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쓰마타이 장성 매표소

이거슨 가격표. 학생증(한국것도 됨)제시시 할인적용을 받을 수 있다

입성, 슬슬 걸어가볼까~

이거슨 지도. 서쪽이 더 험준하다고 한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려는 사람들

루트를 정하였습니다. 우선 좀 덜 험준한 동쪽을 맛본 뒤 서쪽을 가면 더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동쪽 결정! 케이블카는 가난한 배낭여행객에는 사치! 부실한 두다리로 열심히 걷기 시작했죠. 승용차 기사아저씨는 6시까지 오라고 하였습니다. 대충 다 도는데 몇시간 걸리는지 물어보고 딱 시간이 맞을 듯 싶어서 알겠다고 하였죠. 행여나 아저씨가 가버릴까봐 돈은 후불로 하였습니다.

프랑스 커플팀은 케이블카를 타고 다른 쪽부터 돌아본다고 하였습니다. 그들과 6시에 다시 조우하자고 말하고 빠빠이를 하였습니다. 저는 중국학생 일행과 함께 하였죠. 쓰촨성에 사는데 대학교 때문에 베이징에 왔다고 하였습니다. 때마침 언니랑 아들래미가 놀러와서 함께 쓰마타이를 구경한다고 하였죠. 한국드라마를 디게 좋아한다면서 "아자아자 파이팅!" 을 연신 외쳐대더군요. 베이징에 있으면서 모든 만리장성에 다 가보았다고 하길래 어디가 가장 좋냐고 물어보니깐 역시나 쓰마타이 라면서 강추를 하더군요. 제가 쓰촨성에 있는 성두에 간다니깐 꼭! 훠궈를 먹어보라는 조언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장성까지 가는 등산로. 조금만 걸어가면 장성이 나온다.

잡설하고 장성사진을 조금 올려보겠습니다.


입구쪽 장성. 보호상태가 양호하다


만만치 않은 경사. 괜히 만리장성 축조중 수많은 사람이 죽은게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장성을 조금 타고 가다보면 다리를 건너야 되는 곳이 나옵니다. 그런데...아아아~~
여기서 또 다시 표를 파는 사람이 있더군요. 이거 무슨 소프트웨어 쉐어웨어만 쓰고 더 쓰고 싶으면 돈 내야되는 그런 것도 아니고....이거 혹시 사기는 아닌가 싶어서 조금 기다려봤지만, 뒤에 오는 관광객이 살포시 돈을 내는걸 보고 바로 표를 구입하고 마저 전진하였죠. 이 곳 부터는 정비가 심하게 안되어서 걸어올라가다가 계단이 부서지는 경우도 있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고경사에 수많은 장관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산성중첩에도 열심히 기념품을 파는 아줌마들이 있던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동쪽을 다 훑어보고 내려가는 중!

아하~ 이게 왠일. 배에서 만났던 일행들을 보게 된 것이죠. 제가 하도 쓰마타이 쓰마타이 하고 노래를 불렀더니 그들도 쓰마타이를 보러 온것이었죠. 원래는 그 중 중국을 잘 아는 동생이 차를 빌려서 같이 오자고 하였지만 혼자서 여행루트를 짜보자는 계획때문에 거절을 하였었는데, 이렇게 만나니 마치 이산가족을 만난 느낌이 들더군요. 기념샷 한 컷 찍어주고 나중에 베이징에서 볼 수 있으면 보자면서 작별을 고했습니다.

표파는 다리. 다리에는 메달리지 마세요~~~

이거슨 다리통행표

그리고 서쪽을 정복하러 가는 중....슬슬 허기가 지고 힘이 빠지더군요. 역시 부실한 아침이 원인인가..생각해보니 점심도 먹지 않고 계속 걸었더군요. 게다가 물도 조그만한거 한통밖에 준비해오지 않아서 목이 말라 죽을뻔 하였습니다. 그렇다고 처음 만난 사람한테 물 좀 달라고 하기도 거시기해서 꾹참고 있었죠. 그러다가 서쪽 거의 끝저리에서 중국학생 언니의 동생이 지쳐서 못 가겠다고 주저앉아버렸습니다. 하긴, 그 작은 체구에 여기까지 열심히 걸어온 것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다고 동생을 놔두고 갈 수 없는 법. 그 상황에서 이 때다 싶어 제가 돌봐줄테니 마저 보고 오라고 하였죠.

결국 둘이 남아서 티격태격 놀면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 때의 산성에서 맛본 바람의 맛은...아아~
목이 마른 나머지 그 곳에서 물파는 아줌마에게 물을 사 마셨습니다. 가격? 5위엔....(그 당시 한통 1위엔이 정상가였습니다). 눈물을 머금으면서 결국 사 마셨습니다. 정신없이 마시고 나서 생각해보니, 어? 뚜껑이 따져있었습니다-_-;;; 제길....그러나 이미 아줌마는 저멀리 사라지고...생각해보니 아줌마가 저 멀리서 오면서 빈병을 회수하는 걸 보았습니다. 물이 약간 들어있는 통들을...혹시나 저 물들을 모아서 파는거?-_-;; 뭐, 물맛은 달디달았습니다. 그랬으면 되니깐 패스~~~


잠시 후 돌아 온 일행들과 합류해서 분주히 산성을 내려갔습니다. 약속시간은 다가오고 급히 이동을 하였죠. 도착하니 먼저 와있던 프랑스커플이 저희를 반겨주더군요. 그리고 무사히 베이징까지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웅장한 쓰마타이 장성의 모습. 안개와 어우러져 한층 더 고상한 멋을 뿜어낸다

사진 날아가 버린 관계로 더 이상은 없습니다


정말 기억에 길이길이 남을 풍경이었습니다. 다시 방문할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죠.

예전에 만리장성 1m 를 만들때마다 한사람씩 죽어나갔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괜히 나온말이 아님을 깨달았죠. 그냥 걷기도 힘든데 저 무거운 돌덩이를 들고...역시 진시황 시대는 장성 축조 인부들에게는 엄청난 암흑기가 아니었나 싶네요. 하지만 그 유산은 후세에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되고, 이로 인해 많은 수의 중국인들이 밥벌이 하고 살고 있고...어떻게 보면 참 아이러니 합니다-_-;;;

사전에 쓰마타이장성은 험준하고 정비가 되어있지 않아서 운동화나 등산화를 신는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생각보다는 그닥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계단이 무너져서 미끄럽긴 하지만......



위에서 기사아저씨에 대해서 나쁜 얘기만 했는데, 실제 같이 차를 타고 다니다보니 친절한 모습이 여기저기서 보이더군요. 어린아이가 심심하지 않게 장난도 좀 쳐주고. 역시 사람을 대충보고 바로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나쁜 습관임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만리장성의 백미가 쓰마타이라고 하는 것은 주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인식하는 것은 다 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가 주위에서 듣기로는 쓰마타이가 가장 멋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 중 백미라고 하였습니다. 뭐 그냥 그렇다고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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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뱃속, 에어컨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침실에서 뒤척이다가 아침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밤새 암흑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바다가 햇살을 받으면서 상쾌한 모습으로 눈앞에 펼쳐지더군요. 덩달아서 졸음도 후다다닥~ 사라져버렸습니다. 출발할 때 날씨가 좋지 안항서 괜시리 꿀꿀하였는데 급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다시 모습을 드러낸 바다

어제 함께 하였던 분들과 아침을 먹기로 하였는데, 가격의 압박으로 인하여 가난한 배낭여행자는 다른 먹거리를 찾아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생각난 것이 나의 비빔면! 뽀글이로 먹는 비빔면은 외곽근무 다녀와서 먹는 라면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아무튼 맛 있었습니다. 스윽

암튼 살포시 내부구경이나 한 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로비모습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혹은 아랫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선내 카페. 간단한 아침식사도 가능


윗층에 위치한 쉼터&만남의 장소. 바깥의 풍경을 보면서 편안한 시간을 가지기 좋은 곳이다. 자금만 충분하다면 안마의자에서 헐헐헐 거리면서 쉴 수도~

가장 싼 등급의 침실모습. 1층과 2층으로 나뉜다(난 2층) 좁아서 불편을 느끼지는 않았다. 단지 더위가..

선내매점. 나무젓가락 하나가 무려 100원! 우와아아아앙~

라면물은 여기서~

한단계 위의 객실. 개인방형식으로 2인이 사용한다

이 외에도 오락실, 샤워실, 식당, 어린이 놀이방, TV 관람실 등등 다양한 시설들이 있지만, 초반에 말씀드렸다시피 사진을 일부 날려먹어서 자세한 소개를 못 드리게 되었네요....흑흑

그렇게 밥을 먹고 사진찍기 놀이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점심이 좀 지나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갑자기 여행 중 알게 된 동생이 뛰어와서는 빨리 나와보라고 하는 겁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후다닥 그 동생을 따라서 갑판으로 가봤더니....

엄청난 크레인과 탱크!!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텐진(천진)항구의 모습

와우! 엄청난 규모의 항구에 입이 벌어졌습니다. 역시 이것이 대륙의 스케일....텐진 탕구구에 위치한 텐진항은 바다면적 200㎢, 육지면적 60㎢ 의 어마어마한 규모를 가진 중국 최대의 항만입니다. 2010년까지 육지면적을 100㎢ 로 넓힌다고 합니다. 이 곳에 도착한 선적들은 중국의 절반이상의 지역에 운반된다고 하네요. 2007년 기준 세계 6위의 텐진항의 물동량은 무려 3억 1000만 t !

부산에서 나고 자란 저인지라 겉으로는 논란표정은 짓지 않았습니다. 부산항의 물동량이 세계 4위로 텐진보다 높다는 사실때문에 그냥 무덤덤한척 하면서 '부산하고 비슷하네' 라는 말만 하였죠. 그런데 아무래도 넓은 지역에 쫘악 펼쳐져 있는 중국의 항만시설에 보기에는 더 거대해 보이긴 하더군요. 게다가 맑은 날씨가 더해져서 멋져보였습니다.

아아~ X물

그렇게 바깥풍경을 감상하면서 슬슬 내릴 준비를 하였습니다. 선실은 상당히 분주해지기 시작하였죠. 아~ 드디어 중국에 도착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 펼쳐질 여행을 생각하니 흥분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다왔다!!!!!

기다려라 중국! 윤귀님이 오셨다! 푸헤헤~

도착하고 입국심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비자의 경우 배를 이용하게 되면 선상비자라고 하여서 1달간 사용가능한 단수비자를 발급하여 줍니다. 가격도 20$로 저렴한 편에(2006년 기준) 바로 발급이 된다는 장점이 있죠. 승선한 첫날 비자받기 위한 교육을 단체로 받고 신청을 하면 다음날 로비에서 받을 수가 있답니다.

아무튼, 입국심사장의 대열에서 기다리다가 사진을 한장 찰칵 찍었죠. 그랬더니 갑자기 한국인 경비아저씨가 저에게 뛰어와서는 찍지말라고 하시면서 흥분하시더군요. 중국에서 이런데서 사진 찍으면 보안문제로 잡혀갈 수 있다고 하셔서 결국 사진기는 주머니속으로....

배에서 함께했던 일행들은 여기서 작별을 고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네들은 모두 베이징까지 가는 전용버스를 탄다고 하였죠. 제가 계산했던 바로는 텐진역에서 기차타고 베이징 가는 것이 훨씬 저렴한 걸로 알기 때문에(그 당시 버스가 60위엔 정도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불확실;;) 그렇게 하였죠.

우선 텐진역까지 가기위해서는 버스를 타야했습니다. 항구에서 나와서 왼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버스정류장이 있죠. 그 곳에서 102번 버스를 타고 텐진역까지 가면 되는 것! 운좋게도 배에서 알게 되었던 외국친구들이 저랑 같이 베이징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한국외대에서 영어샘 한다는 미국친구랑 스위스 얘 그리고 두명의 아일리쉬 아가씨들. 그러나....문제는 누구도 중국어를 모른다는 것이었죠. 버스 안에 있는 안내판에도 영어는 하나도 없고 죄다 한자로 적혀있는 겁니다. 결국 이상한 곳에서 내려버린 우리들...

텐진항구 모습 이 방향에서 봤을 때 오른쪽으로 조금만 고고 하면 버스정류장~

택시타고 어딘가로 가는 부르주아 같은 사람들 T_T

저 조형물을 보고 역으로 착각...아아아~~~바보

결국 몸짓 발짓 섞어가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영어 할 줄 아는 사람도 만나기 참 힘들었죠. 다행히 가는 길을 대충 알게 되었고, 다시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이번에는 무사히 텐진역에 도착을 하였죠.

오오오~ 텐진역!

외국얘들에게 한문은 전혀 알아볼 수 없는 하나의 도형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서서 표를 구매하기로 하였죠. 그나마 북경은 읽을 수 있으니...그리고는 나름 중국식으로 베이징을 발음하였지만 도저히 못 알아듣는 역무원....뒤에 줄은 바글되고, 결국 글자 적어주고 간신히 표를 구입하였죠. 가격은 14위엔!!!! 앗싸~

1시간 넘게 기다려야 되는 관계로 근처 가게에서 출출함을 달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다들 중국얘들은 바가지가 심하니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주워들은건지 가게에서 무조건 값을 깍으려고 하더군요. 뭐, 가게 주인이 제시한 가격이 정가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여튼 모두 가격협상은 거의 실패했습니다. 라면 하나에 5위엔 짤깍~  대충 라면 하나로 배를 채우고 서로의 계획에 대해 오손도손 얘기하다보니 어느덧 기차시간이 되었습니다.

역근처 매점. 어디나 그런것인지 역근처에는 그닥 먹을게 없는거 같다;;
기차 플랫폼

예전 비둘기호의 느낌이..(아닌가?)

멀리까지 가는 기차가 아니라서 좌석밖에 없는 기차였습니다. 기차등급 중에서 좌석중에서는 가장 질이 안좋다는 딱딱한 경좌를 이용하였죠. 베이징까지는 1시간 30분...다행히 마주보고 앉을 수 있는 좌석이라 카드놀이를 하면서 놀았습니다. 초반에는 재미있다가 수면부족으로 인하여 잠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죽겠더군요. 그만하자고 할 수도 없고.....

아무튼 우째저째여째 해서 해가 지고 베이징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다시한번 놀랐습니다...괜히 13억이라는 대인구가 사는 나라가 아님을 실감하였죠. 베이징역에는 사람들로 인해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피난민같이 한짐 가득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나 길에 신문지 깔고 죽치고 있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죠...허허허

텐진-베이징행 열차에서. 에어콘? 물론 없다

출발하기 전에 인터넷에서 예매를 하였던 베이징 근처 Beijing Central Hostel 로 가게 되었습니다. 역 바로 옆에 위치해서 편했죠. 40위엔의 8인용 도미터리 룸을 예약하였었죠. 그런데, 같이 오게 된 외국얘들은 예약을 하지 않은 관계로 비싼 방을 잡을 수 밖에 없게 되었죠(그런데 2박동안 지내면서 제가 지낸 8인 도미터리 룸에는 저 이외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머야 이거)

가볍게 칭따오 맥주를 한잔하였습니다. 그리고는 호스텔에서 전화를 이용하러 갔는데 잘 안되는 겁니다. 그러다 우연히 한 한국분의 도움을 받게 되고 여차저차 해서 다음날 쓰마타이 장성에 갈건데 같이 가자고 제가 제안을 했는데 흔쾌히 승낙을 하시더군요. 다른 외국얘들은 자금성을 간다고 하여서 뭐 그렇게 일행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ㅎㅎㅎ

다시 한번 쓰마타이 장성까지 가는 루트를 파악하고 미친듯이 잠에 빠져들었죠. 아침일찍 일어나야 되는 고로, 쿨쿨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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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부산에서 여행을 시작하고자 길을 떠났습니다. 비때문에 짐들이 젖을까봐 괜시리 걱정되더군요. 친구가 차를 태워줘서 덕분에 편하게 노포동 터미널로 갈 수 있었죠. 그 곳에서 버스타고 서울까지 열심히 달렸습니다. 그리고 간만에 서울친구들과 한잔 마시며 회포를 풀었죠. 그날 밤 인천 친구집에서 신세를 지고 다음날 아침 부리나케 배를 타러 인천국제여객터미널로 향하였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인천항 입구. 예전에 '고양이를 부탁해' 에서 배두나가 열심히 벽지를 붙이던 곳 근처가 이 곳이었을 줄이야

여전히 하늘은 우중충 하였습니다. 시작부터 날씨가 나를 반겨주지 않다니..아아아~~~~아무튼 비가 조금이라도 쏟아지기 전에 재빨리 일을 마무리하고 배에 오르기로 하였죠.

배에서 사먹는 음식들은 저렴한 여행을 원하는 배낭여행자들에게는 큰 지출항목이 됩니다. 그래서 항구 근처에 위치한 이마트에서 라면을 사가기로 하였죠. 특히 해외에서 맛 볼 수 없는 비빔면을 한 세트 구매하였습니다. 이 녀석이 나중에 워크캠활동을 하면서 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음식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죠 ㅎㅎ

항구입구에서 한참을 걸어가면 나오는 이마트. 사실 길을 잃어버려서 찾는다고 심하게 고생하였다

제2
이 곳이 실제 텐진(천진)행 여객선에 탈 수 있는 곳. 제 2 국제여객터미널


표는 이전에 전화로 미리 예매를 해두었습니다.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사이트를 통해 배편을 알아보고 95,000원을 입금하였죠. 당시 학생할인을 통한 가격이 그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서 표를 찾게 되면 항구이용료 9,200원을 별도로 지급하게 됩니다. 출항은 매주 월, 금 14:00 이구요. (현재 운임요금은 가장 낮은 등급이 115,000원입니다 - 자세한 것은 홈피 참조)

출항보다 한시간 전에 오라고 하였는데 저는 조금 늦었더랬죠. 그랬더니 티켓팅 하는 직원이 빨리빨리 뛰어가라고 하더군요. 성급하게 할 필요가 없는데 왜 그럴까나 생각하면서도 몸은 후다다다닥~ 이걸 만에 하나 놓쳐버리면 빡빡하게 짠 스케쥴이 엉망이 되는지라 할 수 없었죠.

수속을 하면서 각양각색의 여행자들을 보았죠.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자전거를 들고 승선하는 외국인;;; 나중에 배에서 안 사실이지만 그 외국인은 프랑스 사람으로 내몽고를 거쳐서 자기 고향까지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아~ 여행자의 나름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자전거 횡단~~~ 나중에 돈 많이 벌면 꼭 해봐야겠어요 ㅎㅎ

공항처럼 버스를 타고 배 앞까지 오게 된다

승선용 계단. 대형여객선 답게 꽤 높다

중국
로비풍경. 직원이 친절해서 좋았음

승선을 하고 슬슬 저의 자리를 찾아갔죠. 이전에 인터넷으로 어떤 곳인지 미리 봤던지라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은 없을거라 생각했지만서도 여행을 시작한다는 생각에 실제로는 두근두근. 게다가 어떤 여행객들이랑 새로운 만남을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간의 만남이 혼자떠나는 여행의 묘미니깐요~

짐을 풀고나서는 가볍게 배를 구경하기로 하였습니다.

중국가는배
총 8명이 한 곳에서 지내게 된다. 룸같은 구조가 아닌, 복도식 개방구조로 가장 저렴한 등급

안녕 인천항~ 난쥬 봐~

잘 뎅겨오라고 반겨주고 있는 것으로 사료되는 인천항 갈매기들

중국가는배
배 후미에서 찰칵. 대부분의 국제선은 파나마의 국기가 달려있다

배를 타면서 깃발이 한국도, 중국도 아닌 파나마인 것에 많은 의문을 가졌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선박 국적제도와 관련이 있더군요. 배나 비행기와 같이 이동시 국가의 보호를 제대로 받기 힘든 곳 까지 가버릴 수도 있는 교통수단들을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보호해 줄 수 있게 하기 위하여 국적을 등록하게 되어 있습니다. 국제법상 이중국적 혹은 국적이 없는 선박은 해적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반드시 국적등록을 해야되죠. 이런 상황에서 등록시 낮은 관세등의 많은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국가를 선주가 선택하게 됩니다. 한 때 라이베리아가 가장 유망한 국가였지만 현재에는 파나마가 최대 이익을 제공해주는 국가가 되어서 이렇게 파나마 선박으로 국적을 등록하는 배가 많이 생기게 된 거죠.

파나마 국기

중국가는배
갑판 위. 얼마나 많은 바닷바람을 이 배는 맞이하였을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몇몇 여행객들과 안면도 트면서 어느정도 지루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배를 돌아다니면서 한 때의 고등학생들이 오가는 걸 보고 '중국에 놀러가는 얘들인가? 부럽다' 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특히 통일된 분홍색의 셔츠를 입은 한무리의 여고생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러다가 배에서 방송으로 여고생들의 공연이 있다는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엥? 무슨공연?
알고보니 한국에서 기악합주대회에서 우승을 하여서 대한민국 대표로 중국 베이징 대회에 참가를 하게 된 충주여상 학생들이었던 것입니다!

우글우글거리는 한 때의 핑크빛 여고생들

공연 여고생
와우! 멋진 기악대로 변신!!!

공연 여고생
환상적인 여고생들의 공연에 흠뻑 빠져들다~

참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떻게 타이밍을 잘 맞춰서 여고생들의 화려한 연주와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으니깐요. 한국대표로 해외에 가는 여고생들을 바라보면서 많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등학생 때 저렇게 열정적으로 무엇인가를 하여서 이렇게 한나라의 대표로 대회에 참가하게 되는 추억을 가질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아아아~ 좋은결과 있기를 바라며 화이팅 해주었습니다!!! 모든 승객들의 열화같은 환호와 함께 공연은 아주 멋들어지게 끝이 났습니다.


공연 후 배에서 알게 된 몇몇 여행자 분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배낭)여행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은 별로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그말대로 다들 좋은 분들이고 재밌는 분들이라 즐거운 배여행이 되었습니다. 다들 그동안 다녀온 여행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해가지고 시간이 한창 지난지도 모른채 갑판에서 열심히 웃고 떠들어댔죠.

양꼬지~ 냠냠냠냠

즐거웠던 술자리. 연락처를 받지 않은 관계로 연락두절. 다들 잘 살고 있으실랑가 ㅎㅎ

말린
도자기 공예를 하셨던 어르신께서 준비해 오신 비장의 먹거리! 그거슨 말린 피조개!!! 이 귀한걸 이 곳에서 먹게 되다니. 으허허허엉~

중국가는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아주 긴 하루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눈깜짝할새에 하루가 지나가 버렸습니다. 아마 새벽4시까지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열심히 놀았던 것 같네요. 이러한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혼자 떠나는 배낭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흔들리는 침실에서 꾸벅꾸벅 잠에 들었습니다. 에어콘이 고장이 났는지 땀을 뻘뻘 흘리며 몇 번을 깨었는지...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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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여행기를 거진 다 쓰고나서 다른 여행기를 올릴려고 하였지만, 언제 다 쓸지도 모르고(게을러서;;) 한번씩 다른 소재로 블로깅 해주는게 저한테도 덜 심심한 듯 하여서, 글씁니다.

2007년 여름, 동남아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베트남에서 국제봉사활동인 워크캠프에 참여도 하면서 말이죠. 그러면서 정보를 탐색하던 중...재밌는 여행루트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노매드(http://www.nomad21.com) 여행 사이트에서 낫티라는 분께서 쓰신 <인천에서 배타고 태국가기> 라는 기사를 보게 되었죠.

'비행기를 타지 않고 동남아까지 간다고? 요거요거 땡기는데?'

하면서 살금살금 계획에 돌입하였습니다.
물론, 낫티님께서 이용하셨던 루트와는 다른 여행루트를 계획하였죠. 우선 중국에서 어느 쪽을 갈까 정하고자 <중국 100배 즐기기> 책을 학교에서 빌려와서 열심히 독파하였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정한 여행루트

부산 - 인천(배) - (중국)베이징 - 청두(성두) - 쿤밍 - 허커우(베트남)라오까이 - 하노이(워크캠프) - 하롱베이 - 호치민 - (캄보디아)씨엠립 - 부산(비행기)

의 코스였습니다. 간간히 시간나면 다른 곳도 들리기로 하고...원래는 중국 실크로드의 사막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돈황의 유명한 석굴 막고굴과 달모양의 월아천을 보고자 하였지만, 기사시험과 함께 정해진 기간 안에 하노이 워크캠프에 참가하여야 된다는 압박으로 인하여 결국 지지..

태국도 여행의 경로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자금의 압박으로 지지...

를 하게 되었습니다.

여행의 동반자가 되었던 나의 책들

원래 이렇게 여행루트를 짠 목적 중 또 다른 하나가 실제 어느정도의 돈을 사용하면 동남아까지 비행기를 타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지 제 자신이 체크를 하여서 확실한 여행데이터를 만들고 싶었죠. 하지만, 엄청난 게으름과(정신 없었음) 하노이 모 사진관에서 사진 CD 굽다가 날려버리는 불상사로 인하여 제대로 된 여행기를 쓰는데 좌절을 느꼈지만.....뭐, 그냥 여행다녀온걸 회상하는 겸, 행여나 도움이 될 자료가 있다면 도움되시길 바라면서 글을 쓰는거죠.

워크캠프 참가비(가입비 20만원 + 현지 참가비 150달러 = 거진 35만원...(이당시 환율로)) 를 제하고 약 90여만원의 자금(차비 싹 다 포함)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총 40일간의 여행이었구요.


중국어

'뚜오 사요 찌엔(얼마야?)'
'팅부동(몰라)'
'워 쓰 한궈런(나 한국인이야)'

요거 세개로 거의 모든 걸 해결했습니다.(한국인이라는 표현은 걍 모른다고 말할때 콤보로 쓰고자 외웠습니다. 물론 뭔가 길에서 부끄러운 짓을 하고 쓴 말은 아니었죠) 책을 들고 가서 끄적였지만 성조의 압박....

베트남에서는 대충 영어로 해도 중국얘들 보다는 잘 알아 듣더군요(베트남어도 공부한답시고 자료 몇 장 뽑아갔는데, 6성의 압박으로....)

캄보디아 씨엠립쪽은 앙코르 유적으로 인하여 관광으로 먹고 사는 지역이라 그런지 7살짜리 꼬마도 영어를 유창하게 사용해서 그닥 불편은 없었죠.

여행준비 완료!!!(인가?)

행여나 육로로 여행떠나시는 분에게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바입니다.

그럼 Start~~~~

P.S 물가상승의 원인으로 다소 가격이 올랐을 것으로 사료됩니다...여기 기입하는 가격들은 당시(2007년)의 가격입니다.


2007년 여름 7월 12일 ~ 8월 15일 간 여행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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