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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다버라에서 각종쉐어를 하면서 공금을 보관하였던 담배필터 봉지. 언뜻보니 대마X 나 체X 봉투같다

브리즈번에서 시드니로 향하는 둘쨋날! 콥스 하버(Coffs Harbour)에서 맛나는 미트파이와 커피로 아침을 든든히 체우고 열심히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포트 맥쿼리 같은 유명한 관광 항구도시는 잠시 들러서 식사만 하고 구경은 하지 않았죠. 고래나 돌고래 관찰이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지금 가봤자 볼 수도 없다는 소리를 들어서, 그냥 지나쳐 버렸습니다.

그렇게 저녁에 입성한 시드니!
새로운 나라에서 자신이 처음 간 곳이 제2, 제3의 고향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호주에서 처음 시작한 도시였던만큼, 정말로 고향에 돌아 온 느낌이 들더군요. 예전에 신세를 졌던 스타라스 필드 Swan Ave 에 위치한 쉐어집에서 잠시 하루 묵었죠. 짐을 풀고 간 곳은 Circular Quay 역전 앞. 이 날 일본 VS 호주 의 월드컵 예선전이 있는데, Circular Quay 에서 야외응원이 있다고 하더군요. 본토인인 호주인들과 많은 수의 워킹홀러 및 유학생이 있는 시드니에서의 야외응원. 왠지 재미가 있을거 같더군요.
도착한 역 앞에는 그다지 많지 않은 규모의 응원인파가 있었습니다. 같은 아시아인 일본을 응원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팀을 응원하기도 하였습니다. 전반, 일본이 승기를 잡더니 후반에 역전 골 세례로 결국 일본은 패배, 호주가 쾌거를 이루었죠. 그 때 응원하러 나온 일본얘들은 울먹이며 물러가더군요;;; 허허

그리고 다음날 아침 정말 저렴한, 킹스 크로스에 위치한 스쿨 백패커에 방을 잡고 생활하였습니다. 4인 도미터리에 하루 15달러를 주고 잡게 되었죠(12달러였던가?-_-;;) 그 곳에 짐을 풀고 후배랑 다시 시드니 시티 순회를 하였습니다. 이날 저녁에 있을 대한민국 VS 토고전을 기다리며...


The Rocks 쪽에 도보로 하버브릿지를 건널 수 있는 길이 있다. 하지만 그다지 걷고 싶은 곳은 아니라서 패스. 오페라 하우스 사진을 찍기에는 좋은 위치이다.

하버브릿지의 야경


그리고 결전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해외에서 이렇게 월드컵을 보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을까요. 이 날 달링하버에 있는 엔터테인먼트 센터와 센트럴 역 앞에 있는 하이드 파크, 양쪽에서 야외응원이 펼쳐졌습니다. 저희는 하이드 파크 쪽에서 구경을 하기로 하였죠.

그런데....



와우!!!

엄청난 인파에 놀라서 기절할뻔 했습니다. 시드니에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 였을줄이야;;; 신문기사에 의하면 5천여명 가량이 하이드파크에 모였었다고 하더군요. 엔터테인먼트 센터에 있던 인파까지 치면 어마어마 하겠네요. 해외에서 이렇게 많은 우리 동포들을 보니 왠지 모를 뭉클함과 함께 한민족의 단결력을 보고 뿌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리고 시작된 토고전!!!

해외에서 함께 외치는 대~~~한민국!!! 은 정말 특별한 느낌이 나더군요. ㅎㅎ


뭐, 다들 아시다시피 결과는 한국의 승리로 끝이났죠. 토고도 상당히 잘하였지만 어째저째 우리나라가 이기고, 순간 광장은 축제분위기로 바꼈습니다. 해외 붉은악마의 대장격으로 보이는 분이 앞에 나가시더니 퍼레이드를 하자고 하더군요. 저희는 그냥 피곤하고 쉬고 싶어서 그냥 돌아가기로 하였죠. 근처에 대놓은 차를 빼고 나가려는데 아주 그냥 동네를 점령해버렸습니다;; 길거리 가득한 한국교민들에 의해 차량들이 이동을 못하더군요. 택시기사들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길래, 한국이 월드컵 예선에서 1승 올렸다는 이야기를 해줬죠. 그런데 그 이야기에 의아해하는 이들....이때는 너무 흥분해서 저도 그런 것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하듯이 크락션으로 빵빵~빵 빵빵 을 울려줬죠. 그 후 시드니 시티의 메인도로라 할 수 있는 죠지 스트리트를 점령한 한국인들을 보고 많이많이 놀랬습니다. 한인들의 단결력에 왠지 모를 뿌듯함과 자부심. 아~ 그 때 그 쾌감은 뭐라 설명하기가 힘드네요.


그리고 다음날...한인학생 한명이 행진 중 신호등 위에 올라갔다가 추락해서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런 일이....그리고 역시나 제가 예상했던 데로 호주신문에서는 행진기사가 1면을 장식했더군요. 한국같았으면 승리의 기쁨과 함께 축하분위기의 1면 장식이겠지만, 역시 자국이 아니었던지라 비난 일색이더군요. 뭐 충분히 이해할만 하죠. 우리 같아도 우리나라에서 타국얘들이 이런식의 행진을 벌였다면 욕이 난무했을 겁니다.

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국내 언론에서는 질서정연하게 행진이 잘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저야 현장에 없었으니 이렇다 저렇다 말할 입장은 아니었죠. 그래도 문제점을 지적해 보자면 역시나 타국에서의 과도한 야밤, 도시 한중앙에서의 행진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원했던 '한국의 단결력에 놀란 외국인' 들 보다는 '한국의 도로 점령(?)에 놀란 외국인' 에 가까운 인상을 호주사람들에게 준 걸 생각하니 약간 아쉬움감도 없지 않아 들더군요. 뭐, 그래도 이렇게 축제분위기로 우리나라 교민끼리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은 그것데로 또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뭐 의견이 오락가락-_-;;)

신호등에서 떨어진 학생에 대한 뒷이야기는 제가 차후에 미디어를 접할 기회가 잘 없어서 듣지를 못했지만 부디 지금도 무사히 어딘서가 잘 살아가고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아무튼 그렇게 시드니에서의 큰 이벤트는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나서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후배를 보내고 저와 재회를 한 친구는 다음 농장으로 향할 계획을 잡았죠. 같이 내려온 영국친구들도 집으로 돌아간다고 하였는데, 이래저래 그래저래 했는데 아무튼 무사히들 잘 돌아갔습니다. ㅎㅎㅎ

여기서 제 나름데로 호주에서의 3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는 독립, 자립하여서 진짜 호주에서 살게 된다는 것!
그리고 나만의 차가 생겼다는 것!!!!
그 후 어마어마한 사건 사고들이 기다리고 있을거라는 상상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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