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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르르르륵 사열되어 있는 귤나무들

여기는 Munduberra. 퀸즐랜드에 있는 시골농장입니다. 브리즈번에서는 한참 멀고 (기억에 의하면 북쪽으로 800Km 정도?), Bundaburg 에서는 그나마 가까운 (남서쪽으로 200Km 정도?) 곳에 위치한 곳입니다.

유명한 작물은 Citrus!!!!
바로 귤류의 농작물들이 바글바글 되는 곳이죠. 만다린, 오렌지, 레몬, 자몽 등등등

만다린이 무엇인가 생소해하시는 분들...쉽게 말해서 걍 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귤이랑 좀 다른건 안에 씨가 들어있다는 정도?  그 외에 쥬스재배용 오렌지도 이 곳에서 나는데 아쉽게도 제가 갔을 때는 보지 못했네요. 사람 머리통 만하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아무튼 이 곳은 제가 최초로 호주에서 체험을 한 농장이었습니다.
농장가는 길 잠시 들린 브리즈번

시드니에서 열심히 타일노가다를 하면서

'멀리 호주까지 와서 한국인 밑에서 한국인들끼리 일하는 건 아닌거 같은데'

라는 생각으로 한달만에 일을 그만두고 열심히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한창 뉴비일때 어떻게 농장에 가는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여기저기 전화도 해보고 말도 아니었죠. 우선 부활절기간이 끝나면 바로 이동을 할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운좋게도 호주에 먼저 와 있던 후배랑 연락이 되었는데, 그 후배가 만다린 따러 먼다버라라는 곳으로 간다고 하더군요. 살포시 거기 꼽사리 껴서 가게 되었드랬죠.

반년만에 만난 후배인데, 와우~ 산전수전 다 겪은 모습이더군요. 호주를 17일만에 한바퀴 돌고 시드니에 이런저런 일때문에 와서 어떻게 운좋게 타이밍이 맞았더랬죠. 덕분에 그날 처음으로 장거리 운행차량에 탑승해보았습니다. 처음으로 호주의 광대함을 느낀~~~ 밤에 시드니에서 브리즈번 근처까지 미친듯이 달렸드랬죠

아! 참고로 호주에는 밤에 캥거루등 야생짐승들이 많이 돌아다닙니다. 그래서 밤에는 왠만하면 운전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시드니와 브리즈번을 연결하는 1번국도는 로드트레인들이 하도 다녀서 짐승들이 거의 없으므로 안전한 편입니다. (나중에 밤짐승하고 사고 안 나는 법 같은거 글하나 올려야겠네요 ㅎㅎ)

호주 시작부터 끝까지 나의 집(?)이 되어 준 애마 팔콘 웨건

따뜻한 퀸즐랜드에서 무슨 히터인가 하겠지만, 겨울밤은 정말 춥다;;;

참고로 전 텐트에서 3주가량을 보냈는데 얼어 뒤지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의 식탁 및 책상

그렇게 힘들게 도착한 먼다버라!
그리고 처음으로 캐러번 파크란 곳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호주에 오면서 정말 꿈꿔왔던 생활의 시작이었죠. ㅎㅎㅎ 이것이 바로 진정한 워킹홀리데이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저의 첫 농장생활은 시작되었고, 진정한 워킹홀리데이의 즐거움을 누리기 시작했더랬죠.

처음에 조그만한 농장에서 일을 하였는데, 역시나 농장도 기업같이 운영되는 호주인지라 큰농장을 가야 돈벌이가 되더군요. 귤도 다른 곳에 비해 작은데다가 돈도 얼마 안되는 그런 농장에서 처음 일하면서 한 Bin 당 65달러를 받으면서 일했더랬죠. 첫날에는 6시간동안 미친듯이 따서 3명이서 2Bin;;
그 후에는 평균 그래서 하루에 75불 정도씩밖에 못 번-_-;;;

그러다가 어쩌다가 좀 큰 농장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이 전 농장보다 2배는 큰 만다린을 보고 심하게 놀랬더랬죠. 오렌지도 무슨 크기가 사람 얼굴만하고(진짜로. 소위 말하는 얼굴이 주먹만하다는 연예인 얼굴정도?) 덕분에 신나게 따면서 초반에 돈 좀 벌다가.....


아아아~ 농장 슈퍼바이저에게 미움을 산겁니다.
갑자기 우리일행들에게 사람들이 따다가 남은 나무를 돌면서 소위 '설거지' 를 하라고 하는겁니다. 돈 안되는거 뻔히 아는 상황에서도 할 수 없이 하다가, 기분도 나쁘고 해서 다같이 땅에 떨어져있는 오렌지로 나무 맞추기 내기를 하였습니다. 상품은 닭!
그런데..경기가 끝나고 접으려는 순간, 슈퍼바이저가 'Fucking' 하면서 온갖 욕을 난무하는겁니다. 그 후로 그 곳에서의 생활도 수틀려서 큰 돈은 못 만지고 ㅎㅎ

뭐 그래도 재밌게 생활은 했던거 같네요.

이 빈을 저 작은 녀석으로 가득채워야 됩니다....저기 굴러다니는건 오렌지. 작게보여도 효도르횽아 주먹만한 크기랍니다.

한빈당 못해도 2시간안에 채워줘야지 평균 (그당시에는 120$ 정도?) 정도는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채우고 하루에 150$ 정도씩 받았습니다.

광활한 오렌지밭

아무튼 신나게 재미있게 농장 스타틀를 끊었죠. 만다린 질리도록 먹어대면서 ㅎㅎㅎ


아무튼,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간단한 팁과 정보를 남기도록 하죠



우선 농장 및 지역정보...

수확시기
만다린의 수확시기는 4월에서 9월입니다. 하지만 역시나 돈되는 시기는 5월초부터 두달간 정도가 되구요. Citrus 도 종류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 종류에 따라 빈당 30불에서 75불까지 다양한 가격을 주구요. 그 중에서 돈된다는 녀석은 바로 레몬!!!!
레몬트리는 말 그대로 황금나무라고 할 수도 있죠 ㅎㅎㅎ

일자리 찾는 법
직접농장을 방문해서 알아보는 것이 좋으나 차가 없으면 힘들죠. 그런 분들께서는 근처에 있는 Big Mandarin 이라는 캐러번 파크에서 구직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커다란 만다린 모양의 사무실이 있는 캐러번 파크인데, 그 곳에서 신청하시면 OK. 시내에서는 따로 일자리 소개소를 못 본듯 합니다. 그만큼 도시가 쪼매나서리.

수확 잘하는 법
수확, 호주에서 생활하면 픽킹(Picking)잡이라고 영어 고대로 많이 사용하는데, 아무튼 이 곳의 농장들은 대체로 능력제로 돈을 줍니다. 빈당 얼마 이런 식으로. 그러므로 미친듯이 따서 돈을 모으지 않는다면 현상유지도 힘들죠.



1. 양질의 무기보유
우선 픽킹 방식은 두가지입니다. 가위로 자르는 방식과 걍 손으로 따는 법. 손으로 따면 별모양의 꼭지가 빠지기 때문에 상품 가치가 떨어져서 잘 안쓰는 편입니다. 쥬스용이나 레몬을 딸때 쓰는 법인데, 손으로 따면 속도는 확실히 장난 아니죠. 그래서 보통 가위로 자르는 방식이 많은데,
일반적으로 농장에서 나눠주는 가위의 질은 좀 저질입니다. 남들이 쓰던거라.
이럴때 과감하게 장비에 투자하십시오. 그만큼 본전을 찾고도 남음입니다. 시내 하드웨어 샾에 가셔서 새가위로 작업을 해보시면

'아~ 정말이구나'

라고 공감하실 겁니다. 일 못하는 놈이 장비탓한다는 말은 이럴 때 전혀 안 먹힘


2. 꽉꽉 눌러담은 캥거루 주머니
픽킹을 할때는 캥거루 주머니 같은 백에다가 작물을 담습니다. 거기다 쌓아서 한번에 빈에다 붓는 방식인데, 가득채운 캥거루 백으로 22번 정도면 한빈을 가득 채울 수 있습니다. 가득 찬 캥거루 백은 그만큼 몸을 고되게 만들지만, 꽉꽉채워서 한번에 빈에 부으면 그만큼 시간절약이 되기 때문에 꼭 꽉채워서 빈으로 옮기세요.


3. 능력치 향상을 위한 보호장비
그리고 귤나무들은 가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녀석들 때문에 작업이 더뎌지는 경향이 있는데, 모자나 긴옷 등으로 무장을 하시고 작업하시는게 좋습니다. 눈을 위한 안경이나 선글라스도 착용하시면 좋구요. 옷같은건 동네 Second Hand Shop 에서 저렴하게 구입하실 수 있으니 작업복 한두벌 정도는 마련해두세요. 그리고 나무에서 작업하는 특성상 햇빛때문에 그렇게 탈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먼다버라 주위에 Gin Gin 이라든지 ?? (아 죄송 동네 이름이 기억 안나네요;;) 등 또 다른 Citrus 농장이 있는 곳들이 있습니다. 일자리를 찾을 때 먼다버라 한군데만 노리시기 보다는 여기저기 찔러보시고 기다리시는 센스는 기본적으로 발휘하셔야겠죠?

먼다버라 시내에서 찰칵. 5분이면 끝나는 시티투어. 대형 이가네 (IGA) 마트 하나가 있고 그 외 잡다한 상점 몇개 드문드문. 끝~



아~ 그리고 추가적으로 먼다버라에서는 나름 동네 축구회 같은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시내 쪽에 보면 축구장이 하나 있는데, 역기서 매주 축구를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있을 때는 수요일마다 저녁에 경기를 하였는데, 두당 임대비 같은걸로 3달러만 내면 각국의 얘들이랑 네셔널 리그를 펼칠 수 있습니다. 이 정도의 즐거움은 즐겨줘야지 워킹홀리데이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나겠죠? :) (지금도 활성화 잘 되어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한번 뒤져보세요)


그럼 이 글이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며~
올해 만다린 수확기때는 부디 다들 마니마니 버실 수 있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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