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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뱃속, 에어컨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침실에서 뒤척이다가 아침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밤새 암흑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바다가 햇살을 받으면서 상쾌한 모습으로 눈앞에 펼쳐지더군요. 덩달아서 졸음도 후다다닥~ 사라져버렸습니다. 출발할 때 날씨가 좋지 안항서 괜시리 꿀꿀하였는데 급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다시 모습을 드러낸 바다

어제 함께 하였던 분들과 아침을 먹기로 하였는데, 가격의 압박으로 인하여 가난한 배낭여행자는 다른 먹거리를 찾아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생각난 것이 나의 비빔면! 뽀글이로 먹는 비빔면은 외곽근무 다녀와서 먹는 라면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아무튼 맛 있었습니다. 스윽

암튼 살포시 내부구경이나 한 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로비모습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혹은 아랫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선내 카페. 간단한 아침식사도 가능


윗층에 위치한 쉼터&만남의 장소. 바깥의 풍경을 보면서 편안한 시간을 가지기 좋은 곳이다. 자금만 충분하다면 안마의자에서 헐헐헐 거리면서 쉴 수도~

가장 싼 등급의 침실모습. 1층과 2층으로 나뉜다(난 2층) 좁아서 불편을 느끼지는 않았다. 단지 더위가..

선내매점. 나무젓가락 하나가 무려 100원! 우와아아아앙~

라면물은 여기서~

한단계 위의 객실. 개인방형식으로 2인이 사용한다

이 외에도 오락실, 샤워실, 식당, 어린이 놀이방, TV 관람실 등등 다양한 시설들이 있지만, 초반에 말씀드렸다시피 사진을 일부 날려먹어서 자세한 소개를 못 드리게 되었네요....흑흑

그렇게 밥을 먹고 사진찍기 놀이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점심이 좀 지나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갑자기 여행 중 알게 된 동생이 뛰어와서는 빨리 나와보라고 하는 겁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후다닥 그 동생을 따라서 갑판으로 가봤더니....

엄청난 크레인과 탱크!!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텐진(천진)항구의 모습

와우! 엄청난 규모의 항구에 입이 벌어졌습니다. 역시 이것이 대륙의 스케일....텐진 탕구구에 위치한 텐진항은 바다면적 200㎢, 육지면적 60㎢ 의 어마어마한 규모를 가진 중국 최대의 항만입니다. 2010년까지 육지면적을 100㎢ 로 넓힌다고 합니다. 이 곳에 도착한 선적들은 중국의 절반이상의 지역에 운반된다고 하네요. 2007년 기준 세계 6위의 텐진항의 물동량은 무려 3억 1000만 t !

부산에서 나고 자란 저인지라 겉으로는 논란표정은 짓지 않았습니다. 부산항의 물동량이 세계 4위로 텐진보다 높다는 사실때문에 그냥 무덤덤한척 하면서 '부산하고 비슷하네' 라는 말만 하였죠. 그런데 아무래도 넓은 지역에 쫘악 펼쳐져 있는 중국의 항만시설에 보기에는 더 거대해 보이긴 하더군요. 게다가 맑은 날씨가 더해져서 멋져보였습니다.

아아~ X물

그렇게 바깥풍경을 감상하면서 슬슬 내릴 준비를 하였습니다. 선실은 상당히 분주해지기 시작하였죠. 아~ 드디어 중국에 도착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 펼쳐질 여행을 생각하니 흥분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다왔다!!!!!

기다려라 중국! 윤귀님이 오셨다! 푸헤헤~

도착하고 입국심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비자의 경우 배를 이용하게 되면 선상비자라고 하여서 1달간 사용가능한 단수비자를 발급하여 줍니다. 가격도 20$로 저렴한 편에(2006년 기준) 바로 발급이 된다는 장점이 있죠. 승선한 첫날 비자받기 위한 교육을 단체로 받고 신청을 하면 다음날 로비에서 받을 수가 있답니다.

아무튼, 입국심사장의 대열에서 기다리다가 사진을 한장 찰칵 찍었죠. 그랬더니 갑자기 한국인 경비아저씨가 저에게 뛰어와서는 찍지말라고 하시면서 흥분하시더군요. 중국에서 이런데서 사진 찍으면 보안문제로 잡혀갈 수 있다고 하셔서 결국 사진기는 주머니속으로....

배에서 함께했던 일행들은 여기서 작별을 고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네들은 모두 베이징까지 가는 전용버스를 탄다고 하였죠. 제가 계산했던 바로는 텐진역에서 기차타고 베이징 가는 것이 훨씬 저렴한 걸로 알기 때문에(그 당시 버스가 60위엔 정도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불확실;;) 그렇게 하였죠.

우선 텐진역까지 가기위해서는 버스를 타야했습니다. 항구에서 나와서 왼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버스정류장이 있죠. 그 곳에서 102번 버스를 타고 텐진역까지 가면 되는 것! 운좋게도 배에서 알게 되었던 외국친구들이 저랑 같이 베이징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한국외대에서 영어샘 한다는 미국친구랑 스위스 얘 그리고 두명의 아일리쉬 아가씨들. 그러나....문제는 누구도 중국어를 모른다는 것이었죠. 버스 안에 있는 안내판에도 영어는 하나도 없고 죄다 한자로 적혀있는 겁니다. 결국 이상한 곳에서 내려버린 우리들...

텐진항구 모습 이 방향에서 봤을 때 오른쪽으로 조금만 고고 하면 버스정류장~

택시타고 어딘가로 가는 부르주아 같은 사람들 T_T

저 조형물을 보고 역으로 착각...아아아~~~바보

결국 몸짓 발짓 섞어가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영어 할 줄 아는 사람도 만나기 참 힘들었죠. 다행히 가는 길을 대충 알게 되었고, 다시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이번에는 무사히 텐진역에 도착을 하였죠.

오오오~ 텐진역!

외국얘들에게 한문은 전혀 알아볼 수 없는 하나의 도형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서서 표를 구매하기로 하였죠. 그나마 북경은 읽을 수 있으니...그리고는 나름 중국식으로 베이징을 발음하였지만 도저히 못 알아듣는 역무원....뒤에 줄은 바글되고, 결국 글자 적어주고 간신히 표를 구입하였죠. 가격은 14위엔!!!! 앗싸~

1시간 넘게 기다려야 되는 관계로 근처 가게에서 출출함을 달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다들 중국얘들은 바가지가 심하니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주워들은건지 가게에서 무조건 값을 깍으려고 하더군요. 뭐, 가게 주인이 제시한 가격이 정가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여튼 모두 가격협상은 거의 실패했습니다. 라면 하나에 5위엔 짤깍~  대충 라면 하나로 배를 채우고 서로의 계획에 대해 오손도손 얘기하다보니 어느덧 기차시간이 되었습니다.

역근처 매점. 어디나 그런것인지 역근처에는 그닥 먹을게 없는거 같다;;
기차 플랫폼

예전 비둘기호의 느낌이..(아닌가?)

멀리까지 가는 기차가 아니라서 좌석밖에 없는 기차였습니다. 기차등급 중에서 좌석중에서는 가장 질이 안좋다는 딱딱한 경좌를 이용하였죠. 베이징까지는 1시간 30분...다행히 마주보고 앉을 수 있는 좌석이라 카드놀이를 하면서 놀았습니다. 초반에는 재미있다가 수면부족으로 인하여 잠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죽겠더군요. 그만하자고 할 수도 없고.....

아무튼 우째저째여째 해서 해가 지고 베이징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다시한번 놀랐습니다...괜히 13억이라는 대인구가 사는 나라가 아님을 실감하였죠. 베이징역에는 사람들로 인해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피난민같이 한짐 가득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나 길에 신문지 깔고 죽치고 있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죠...허허허

텐진-베이징행 열차에서. 에어콘? 물론 없다

출발하기 전에 인터넷에서 예매를 하였던 베이징 근처 Beijing Central Hostel 로 가게 되었습니다. 역 바로 옆에 위치해서 편했죠. 40위엔의 8인용 도미터리 룸을 예약하였었죠. 그런데, 같이 오게 된 외국얘들은 예약을 하지 않은 관계로 비싼 방을 잡을 수 밖에 없게 되었죠(그런데 2박동안 지내면서 제가 지낸 8인 도미터리 룸에는 저 이외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머야 이거)

가볍게 칭따오 맥주를 한잔하였습니다. 그리고는 호스텔에서 전화를 이용하러 갔는데 잘 안되는 겁니다. 그러다 우연히 한 한국분의 도움을 받게 되고 여차저차 해서 다음날 쓰마타이 장성에 갈건데 같이 가자고 제가 제안을 했는데 흔쾌히 승낙을 하시더군요. 다른 외국얘들은 자금성을 간다고 하여서 뭐 그렇게 일행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ㅎㅎㅎ

다시 한번 쓰마타이 장성까지 가는 루트를 파악하고 미친듯이 잠에 빠져들었죠. 아침일찍 일어나야 되는 고로, 쿨쿨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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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부산에서 여행을 시작하고자 길을 떠났습니다. 비때문에 짐들이 젖을까봐 괜시리 걱정되더군요. 친구가 차를 태워줘서 덕분에 편하게 노포동 터미널로 갈 수 있었죠. 그 곳에서 버스타고 서울까지 열심히 달렸습니다. 그리고 간만에 서울친구들과 한잔 마시며 회포를 풀었죠. 그날 밤 인천 친구집에서 신세를 지고 다음날 아침 부리나케 배를 타러 인천국제여객터미널로 향하였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인천항 입구. 예전에 '고양이를 부탁해' 에서 배두나가 열심히 벽지를 붙이던 곳 근처가 이 곳이었을 줄이야

여전히 하늘은 우중충 하였습니다. 시작부터 날씨가 나를 반겨주지 않다니..아아아~~~~아무튼 비가 조금이라도 쏟아지기 전에 재빨리 일을 마무리하고 배에 오르기로 하였죠.

배에서 사먹는 음식들은 저렴한 여행을 원하는 배낭여행자들에게는 큰 지출항목이 됩니다. 그래서 항구 근처에 위치한 이마트에서 라면을 사가기로 하였죠. 특히 해외에서 맛 볼 수 없는 비빔면을 한 세트 구매하였습니다. 이 녀석이 나중에 워크캠활동을 하면서 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음식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말이죠 ㅎㅎ

항구입구에서 한참을 걸어가면 나오는 이마트. 사실 길을 잃어버려서 찾는다고 심하게 고생하였다

제2
이 곳이 실제 텐진(천진)행 여객선에 탈 수 있는 곳. 제 2 국제여객터미널


표는 이전에 전화로 미리 예매를 해두었습니다.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사이트를 통해 배편을 알아보고 95,000원을 입금하였죠. 당시 학생할인을 통한 가격이 그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서 표를 찾게 되면 항구이용료 9,200원을 별도로 지급하게 됩니다. 출항은 매주 월, 금 14:00 이구요. (현재 운임요금은 가장 낮은 등급이 115,000원입니다 - 자세한 것은 홈피 참조)

출항보다 한시간 전에 오라고 하였는데 저는 조금 늦었더랬죠. 그랬더니 티켓팅 하는 직원이 빨리빨리 뛰어가라고 하더군요. 성급하게 할 필요가 없는데 왜 그럴까나 생각하면서도 몸은 후다다다닥~ 이걸 만에 하나 놓쳐버리면 빡빡하게 짠 스케쥴이 엉망이 되는지라 할 수 없었죠.

수속을 하면서 각양각색의 여행자들을 보았죠.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자전거를 들고 승선하는 외국인;;; 나중에 배에서 안 사실이지만 그 외국인은 프랑스 사람으로 내몽고를 거쳐서 자기 고향까지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아~ 여행자의 나름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자전거 횡단~~~ 나중에 돈 많이 벌면 꼭 해봐야겠어요 ㅎㅎ

공항처럼 버스를 타고 배 앞까지 오게 된다

승선용 계단. 대형여객선 답게 꽤 높다

중국
로비풍경. 직원이 친절해서 좋았음

승선을 하고 슬슬 저의 자리를 찾아갔죠. 이전에 인터넷으로 어떤 곳인지 미리 봤던지라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은 없을거라 생각했지만서도 여행을 시작한다는 생각에 실제로는 두근두근. 게다가 어떤 여행객들이랑 새로운 만남을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간의 만남이 혼자떠나는 여행의 묘미니깐요~

짐을 풀고나서는 가볍게 배를 구경하기로 하였습니다.

중국가는배
총 8명이 한 곳에서 지내게 된다. 룸같은 구조가 아닌, 복도식 개방구조로 가장 저렴한 등급

안녕 인천항~ 난쥬 봐~

잘 뎅겨오라고 반겨주고 있는 것으로 사료되는 인천항 갈매기들

중국가는배
배 후미에서 찰칵. 대부분의 국제선은 파나마의 국기가 달려있다

배를 타면서 깃발이 한국도, 중국도 아닌 파나마인 것에 많은 의문을 가졌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선박 국적제도와 관련이 있더군요. 배나 비행기와 같이 이동시 국가의 보호를 제대로 받기 힘든 곳 까지 가버릴 수도 있는 교통수단들을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보호해 줄 수 있게 하기 위하여 국적을 등록하게 되어 있습니다. 국제법상 이중국적 혹은 국적이 없는 선박은 해적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반드시 국적등록을 해야되죠. 이런 상황에서 등록시 낮은 관세등의 많은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국가를 선주가 선택하게 됩니다. 한 때 라이베리아가 가장 유망한 국가였지만 현재에는 파나마가 최대 이익을 제공해주는 국가가 되어서 이렇게 파나마 선박으로 국적을 등록하는 배가 많이 생기게 된 거죠.

파나마 국기

중국가는배
갑판 위. 얼마나 많은 바닷바람을 이 배는 맞이하였을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몇몇 여행객들과 안면도 트면서 어느정도 지루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배를 돌아다니면서 한 때의 고등학생들이 오가는 걸 보고 '중국에 놀러가는 얘들인가? 부럽다' 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특히 통일된 분홍색의 셔츠를 입은 한무리의 여고생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러다가 배에서 방송으로 여고생들의 공연이 있다는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엥? 무슨공연?
알고보니 한국에서 기악합주대회에서 우승을 하여서 대한민국 대표로 중국 베이징 대회에 참가를 하게 된 충주여상 학생들이었던 것입니다!

우글우글거리는 한 때의 핑크빛 여고생들

공연 여고생
와우! 멋진 기악대로 변신!!!

공연 여고생
환상적인 여고생들의 공연에 흠뻑 빠져들다~

참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떻게 타이밍을 잘 맞춰서 여고생들의 화려한 연주와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으니깐요. 한국대표로 해외에 가는 여고생들을 바라보면서 많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등학생 때 저렇게 열정적으로 무엇인가를 하여서 이렇게 한나라의 대표로 대회에 참가하게 되는 추억을 가질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아아아~ 좋은결과 있기를 바라며 화이팅 해주었습니다!!! 모든 승객들의 열화같은 환호와 함께 공연은 아주 멋들어지게 끝이 났습니다.


공연 후 배에서 알게 된 몇몇 여행자 분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배낭)여행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은 별로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그말대로 다들 좋은 분들이고 재밌는 분들이라 즐거운 배여행이 되었습니다. 다들 그동안 다녀온 여행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해가지고 시간이 한창 지난지도 모른채 갑판에서 열심히 웃고 떠들어댔죠.

양꼬지~ 냠냠냠냠

즐거웠던 술자리. 연락처를 받지 않은 관계로 연락두절. 다들 잘 살고 있으실랑가 ㅎㅎ

말린
도자기 공예를 하셨던 어르신께서 준비해 오신 비장의 먹거리! 그거슨 말린 피조개!!! 이 귀한걸 이 곳에서 먹게 되다니. 으허허허엉~

중국가는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아주 긴 하루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눈깜짝할새에 하루가 지나가 버렸습니다. 아마 새벽4시까지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열심히 놀았던 것 같네요. 이러한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혼자 떠나는 배낭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흔들리는 침실에서 꾸벅꾸벅 잠에 들었습니다. 에어콘이 고장이 났는지 땀을 뻘뻘 흘리며 몇 번을 깨었는지...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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