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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웨스트 피요르드로 가는 날이다. (론리플래닛에서 유일하게 풍경, 액티비티, 야생 생태계 세 항목 전부 다 만점 받은 곳!)

웨스트 피요르드 쪽, 그 중에서도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인 계단형 폭포가 있는 Dynjandi(딘얀디)와 퍼핀 서식지로 유명한Látrabjarg(라트라브야그)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었다. 가뜩이나 Km 로 이동시간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아이슬란드에서도 길이 험하기로 유명한 웨스트 피요르드를 일정에 잡아 넣을때 시간을 얼마나 할애하여야 할지 매우 난해하였다.

극지여우를 볼 수 있는 Hornstrandir 국립공원도 가보고 싶었으나 배타고 왔다갔다 해야 되는 관계로 시간이 맞지 않아서 패스.....(제대로 보려면 2일은 더 웨스트 피요르드에 있어야 했다)


12시가 넘어서야 호프소스에서 출발을 하였는데, 일단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지 Dynjandi(딘얀디)까지는 오늘 도착할 마음을 먹고 출발하였다.


주유소 식당에서 점심식사 냠냠


1시쯤 되어서 나름 규모가 있는 마을인 Blönduós(블뢴듀오스) 에 도착하였고, 주유도 할 겸 간단히 식사를 하였다. 주유소 식당은 꽤나 규모가 있었는데, 햄버거랑 피자가 너무나도 먹음직스럽게 보여서 냉큼 주문해서 폭풍 흡입을 하였다.


식사를 하고 밖에 나와서 보니, 마을의 랜드마크로 추정되는 교회가 하나 보였다. 이름하여 Blönduóskirkja(블뢴듀오스키르캬)! 할그림스키르캬 처럼 키르캬가 알고보니 교회라는 뜻의 아이슬란드어였다. 그러니깐 이 마을 대표 교회!




특이한 모습의 교회, 블뢴듀오스키르캬


모양이 매우 특이해서 십자가를 보지 못했다면 박물관쯤으로 보이는 모습이었는데, 규모는 작았지만 매력적인 건축물이었다. 식사 후 산책겸 교회 주위를 살살 걸어다니며 정오의 여유로움을 잠시 즐겼다.


그리고 또 다시 차 타고 ㄱㄱㄱㄱㄱㄱ


다시 링로드로 복귀를 하니 중간 중간에 레이캬비크가 몇키로 남았다는 표지판이 보였는데, 그 표지판을 보고 있으니 이제 곧 우리의 여행도 끝이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쉬운 느낌이 한가득 들었다. 차량 렌트해서 신나게 장볼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ㅠ


링로드를 타고 가다 68번 도로를 따라 길을 가는데 해안도로인데다가 조금 돌아가는 길이라서 더 빠른길이 없을까 지도를 살펴봤다. 그런데 중간에 59번 도로가 하나 보였고, 바로 그 길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단축하고자 하였다.

드문드문 시골 민가가 하나씩 보이고 길도 잘 포장되지 앟은 길이라서 내심 불안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속도는 낼 수 있는 도로라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한참을 달려갔다, 그런데 풍경이 점점 이상해지면서 제대로 된 길이 없는거 처럼 보이는 것이다;;;;


길 끝에는 옆에 개울이 흐르고 그 옆으로 차 한대가 간식히 지나갈 수 있을거 같은 길이 보였다. 거기다가 분명 F 로드도 아닌데 4륜차만 갈 수 있다는 표시판까지....아 이건 뭐지?

대략 정신이 멍해졌다....벌써 오후 4시반이고 갈길은 한참인데...


일단은 우리 차량이 4륜이니깐 갈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혹시라도 개울이 없나 싶어서 차량 렌트시 구매한 아이슬란드 전역 지도 책자를 훑어봤다. 매우 상세한 지도라 도로 중간에 개울이 나타나면 그것도 표시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지도에 개울이 없으면 그 길로 지르기로 하였다. 그리고 지도에는 개울이 없는 것으로 낙점!!!


이었으나........시작부터 깊은 물웅덩이가 나타났다. 조금 망설이다가 냅다 지나갔고, 이제 걱정거리는 없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가는데...이런 제길......바로 앞에 개울이 나타나는거다-_-;;;


왼쪽은 나름 낭떠러지. 운전 잘못하면 차가 개울로 다이빙할 수도 있는 곳. 오른쪽이 찻길


건너편..캬~ 풍경은 좋구나


아....개울만 없으면 그래도 어떻게든 가보려고 했건만....그런데 생각해보니 완전 외길이라 가는길에 반대편에서 오는 차를 만나면 그냥 끝장날거 같았다.

잠시 개울을 건널까 망설였지만, 몸을 사려서 무사히 Dynjandi 에 도착하기로 마음먹고 결국 후진을 해서 차를 뺐다.


유턴도 못하고 후진해서 빠져나왔다


아...몸도 정신도 망신창이...완전 피곤했다. 그냥 큰길 따라 갔으면 한참을 갔을텐데...라지만서도 나름 재미는 있었다 ㅎㅎ


그렇게 다시 68번도로로 돌아와서 다시 신나게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윽고 웨스트 피요르드 진입!





올때 갈때 두번 다 쉬었던 곳


북쪽으로 가로질러 가는 F66 번 도로를 알리는 표지판. 이 길로는 갈 일이 없어서 가지 않았다.




인적하나 없는 아름다운 경치의 웨스트 피요르드


웨스트 피요르드 쪽은 소문대로 길이 매우 험했다. 비포장 도로도 상당히 많은데다가, 가는길에 대형 공사현장을 지나가면서 우회로 + 자갈길 & 비포장길 때문에 속도는 더욱 더뎌졌다.

다른 곳과는 매우 이질적인 느낌이 여기저기서 났는데, 나만의 기분탓이었을까?

아무튼 경치는 하나같이 다 좋았다. 왜 사람들이 웨스트 피요르드는 그냥 좋다고 하는지 알 것만 같았다. 드라이브 자체가 전혀 지겹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런 험하고, 아무것도 없는 길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여행객들이 몇몇 보였다. 가파른 언덕길도 엄청나게 많았는데....ㅎㄷㄷ


저녁 8시가 되어서야 잠시 쉴 수 있는 주유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숙소 겸 주유소 겸 식당이 있는 호텔 플로칼룬두르(Flókalundur). 웨스트 피요르드에 들어오고 나서는 차를 거의 볼 수 없었는데, 조금 과장해서 오는 길에 본 차들보다 여기 있는 차들이 더 많았던거 같다.


꼬불 꼬불 꼬불 웨스트 피요르드. 빨간점이 플로칼룬두르 호텔



호텔입구


오는 길에 차에서 이것저것 많이 먹은 관계로 배는 고프지 않았는데, 돌아갈때 다시 이 곳에 도착해서 점심으로 피자를 시켜먹었는데........아....정말 살면서 먹은 피자 중에 가장 맛있었다!!! ㅠ 아무런 토핑도 안된 피자였는데 아....


내 인생 최고 맛있었던 피자!


시간이 저녁인지라 여기서 하루 쉬고 다음날 일찍 폭포를 보러 갈까도 했는데, 돈도 좀 아깝고, 거의 다 온지라 기름만 채우고 다시 길을 나서기로 하였다.



눈이 얼마나 쌓였었길래 아직도 저렇게 녹지 않고 남아 있을까...


호텔에서 딘얀디까지의 거리는 30Km 정도. 하지만 길이 비포장에다가 꾸불꾸불 언덕길이라서 속도를 내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하지만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풍경은 비경으로 점점 더 변하기 시작하였고, 한시간여를 달렸을때...

드디어 도착했다!!!! 오오오오오오! 사진으로 본것보다 훨씬 더 웅장한 풍경의 딘얀디!!!


거의 다왔다!!! 딘얀디!!!!


흙투성이 샤워 제대로 한 우리의 포드 쿠거 ㅠ


저 멀리 보이는 계단형 폭포가 바로 웨스트 피요르드 최고의 폭포 Fjallfoss


영상도 투척


저녁 9시가 넘어서 도착했지만, 해는 아직까지 지지 않고 있었다.

캠핑장도 있었는데 몇몇 안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텐트를 치고 있었는데 정말 부러웠다. 스코가에서는 그렇게 텐트를 치고 자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지는 않았는데 여기서는 텐트를 만들어서라도 야영을 하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였다.


깔끔한 캠핑장 시설과 아름다운 피요르드 + 바다까지 있는 Dynjandi ㅠ 


흥분한 나머지 피곤함도 잊은채 급히 Fjallfoss 까지 걸어가기 시작했다.

Fjallfoss 가는 길에는 자그마한 폭포들이 군데군데 나타나는데 그것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였다(스카프타펠에서 본 폭포랑 똑같은 이름의 훈다포스도 있었다)

가는 길은 대략 10분정도의 짧은 트래킹 코스였다.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폭포들을 보고 싶으시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개울에 나타난 무지개


올라가는 길에 있는 폭포 중 하나인 바이야르포스(Bæjarfoss)


바이야르포스(Bæjarfoss) 동영상



저 폭포 하나만 지나가면 돼!


6개의 작은 폭포들을 지나치면 딘얀디의 꽃, 딘얀디의 대명사인 피얄포스의 폭포수를 눈 앞에서 볼 수가 있다.

오오오오!


환상적인 모습의 피얄포스!!! 그냥 이 폭포를 Dynjandi 라고 부르기도 한다.


Dynjandi

크기는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크다


Fjallfoss 를 등지고 찍은 경치...


폭포는 수많은 계단형 절벽때문인지 떨어지는 물의 양에 비하면 소리가 작다는 느낌이 들었다. 폭포수로 인해 주변의 흙바닥은 진흙탕이 되어 있어서 카메라를 삼각대에 세우고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았다.


커플샷 찰칵! 폭포수에 렌즈가 젖어서 안개 낀거처럼 됐다



딘얀디 영상


정말 오길 잘했다는 느낌이 연거푸 들었다. 여행에서 웨스트 피요르드를 뺐더라면....안돼~~~~!!!!!


개인적으로는 딘얀디의 폭포가 가장 아름다웠던 것 같다.

일단 저 곳에는 Fjallfoss 라는 매우 독특한 형태의 폭포와 함께 깔끔한 캠핑장, 피요르드 해안이 한장소에서 어우러져서 마치 아이슬란드 종합선물세트 같은(아 온천이 없다....암튼 개인적인 생각)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수가 매우 적어서(캠핑장에 있는 사람들이랑 우리를 합쳐서 6명정도 밖에 없었다) 자연 그 자체의 평화로운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고, 끝으로 아이슬란드 여행의 막바지에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폭포라서 감회가 더 남달랐다.


튀어오르는 폭포수 방울을 맞으며 시간가는줄 모르고 구경하고 있다가 해가 지기전에 다시 차로 돌아가서 셀프웨딩을 찍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 그런데 차에 도착하니 피로감이 급 밀려와서 그냥 여기서 한숨자고 다음날 아침에 폭포에 가서 사진을 찍기로 하였다. (그런데, 여행때마다 느끼는건데, 뭔가 해야되는거나 하고싶은게 있으면 미루지말고 바로 해야된다. 결국 예상데로 다음날 아침 날씨가 흐려져서 웨딩촬영은 커녕 폭포근처까지도 가지 않고 이 곳을 떠났다 ㅠㅜ)


해가 살짝 지면서 아래 부분만 그늘이 진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자기 전에 근처 바다나 구경 좀 하고 잠들려고 했는데, 아까부터 새들이 떼로 바다주위를 멤돌고 있는게 심상치가 않았다. 그래도 뭐 크게 신경은 안 쓰고 바다에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니깐 얘네들이 근처에 새끼라도 있는지 우리 가까이 다가와서는 빽빽거리며 위협을 하는거였다;;;;; 새를 매우 좋아하는 나였지만, 그 많은 수의 새들이 그렇게 위협을 하니 조금 무서웠고, 급히 차로 돌아갔다. 잘못한거 하나도 없는데 ㅠ.

새끼보다는 심심해서 우리한테 그렇게 한건지 나중에 화장실을 가는 중에도 새 한마리가 공중에서 근처까지 날아와서는 빽뺵거리면서 부리로 쪼으려고 했다;;;; 

무섭지만 귀여웠다...(엥?)


내일은 더 귀여운 아이슬란드의 마스코트 새, 퍼핀을 영접하러 Látrabjarg 로 간다.....아 두근두근


[짜투리 동영상들]

좋지 않은 딘얀디 가는길



딘얀디 풍경




Km에 속으면 안된다


덤)

딘얀디까지는 이륜차도 갈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길이 매우 험난한데다가 대부분이 비포장 도로라서 운전에 주의를 요합니다.


덤2)

구글맵에서 딘얀디의 배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볼 수가 있네요. 아래 링크따라 들어가서 감상해보세요~


(제일 잘나온 사진)

https://www.google.co.kr/maps/place/Dynjandi/@65.733868,-23.202894,3a,75y,190.4h,88.66t/data=!3m5!1e1!3m3!1splt8bDSMa7UAAAQYPJh19g!2e0!3e11!4m2!3m1!1s0x4f2ad1e5ebe72b0f:0x81787e3ee7c7433f?hl=ko


https://www.google.co.kr/maps/place/Dynjandi/@65.734262,-23.204372,3a,75y,132h,90t/data=!3m5!1e1!3m3!1sGULJOA6g8YQAAAQXHpWEbA!2e0!3e11!4m2!3m1!1s0x4f2ad1e5ebe72b0f:0x81787e3ee7c7433f?hl=ko


https://www.google.co.kr/maps/place/Dynjandi/@65.733188,-23.201293,3a,75y,130h,90t/data=!3m5!1e1!3m3!1sbGeSlnAg9AQAAAQXHpWEbQ!2e0!3e11!4m2!3m1!1s0x4f2ad1e5ebe72b0f:0x81787e3ee7c7433f?hl=ko


덤3)

개인적으로 정말 강추하는 곳입니다! Látrabjarg 와 더불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곳으로 기억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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