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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ah 에서의 한달여간의 생활을 마치고 다시 시드니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차량수리를 한 후 또 다시 자금의 압박에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일자리를 구할까? 라는 고민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죠. 당시 퀸즐랜드 쪽은 일자리가 포화상태라 한 번 가면 몇 일은 기본적으로 기다려야 되는데다가 운이 없으면 일자리를 못 구하고 허탕친다는 이야기를 간간히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기저기 정보를 긁어모으다가 우연찮게 시드니 조지스트리트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농장일거리 제공 업체를 알게 되었죠. 속는 셈 치고 구경이나 하자는 심정에 가서 우연히 도축장, 즉, 소고기 공장 일자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소를 하루종일 죽이니, 배를 가르니 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모두가 절대 가지말라고 비추천 하던 일자리였습니다. 하지만, 호주에 와서 무슨 일이든지, 특히 남들이 안 하려고 하는 일은 꼭 해보자는 다짐과 함께 그 일을 할 생각을 하였죠. 그리고 몇일을 더 보내고 새로운 일행 한명과 함께 4명이서 브리즈번에서 서쪽으로 120Km 가량 떨어진 Toowoomba 라는 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호주치고는 꽤나 높은 고지대에 있는 도시로, 퀸즐랜드 내륙지방 도시 중에는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합니다. 꽃이 유명한 동네라네요. 그리고 이 곳에 엄청난 규모의 소고기 공장인 AMH (Austalia Meat Holding) 이라는 도축장이 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Toowoomba 시내에 있는 것이 아닌, 그 곳에서 40Km 가량 떨어진 외곽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국내에도 많은 소고기를 유통하는 거대한 기업이더군요.


야외 휴게소에서 해먹는 꿀맛같은 라면

무료 바베큐 시설로 해먹은 김치볶음밥. 맛은 말로 표현이 불가~~~~
호주에는 이와 같이 야외 바베큐 시설등의 레저시설이 매우 잘 되어 있다. 지역에 따라 무료인 곳도 있고, 어떤 곳은 동전을 넣으면 일정시간 불이켜지는 방식의 바베큐 시설도 있다.

차후 야외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해먹은 감자&양파 볶음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자금 압박으로 애초에 AMH 와 시드니 농장제공 업체와 함께 계약을 맺었던 투움바네에 위치한 호텔에서 묶으려고 했는데 취소를 하고 저렴한 곳을 찾아 길을 떠났죠. 우선 공장 위치를 파악하고, 가장 가까운 도시들을 뒤적였습니다. 그러다가 알게 된 곳이 그나마 가까운 Oakey 라는 외곽에 떨어진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투움바에서 20Km 가량 떨어진 작은 동네로, 외곽지역이라 그런지 도시와는 다른 동네 사람들의 정이 느껴지더군요. 동네주민들도 하나같이 다 착하고. 호주 여기저기 다니면서 동양인들을 무시하고, 불친절하게 대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이 곳만은 좀 특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을 시내의 한가로운 풍경

Bernborough 라는 이름의 명마 동상이 위치한 마을회관 앞

Bernborough 라는 말이 상당한 명마로 알려져있더군요. 1939년에 태어나서 근처 투움바의 레이스를 모조리 휩쓸었다는 소리가 있던데, 이 명마의 트레이너가 호주 역사상 최고의 말이라고 칭송을 하였답니다.

마을회관 & 도서관 입구. 사서가 상당히 친절하다

상당히 어설픈 용그림의 중국식당


Oakey 에 위치한 캐러반 내 모습. 있을거 다있고, 주인도 친절하던 곳. 단지 우리 외 사람이 거의 없어서 심심했던 곳

이래저래 3주 가량 캐러반에서 생활을 하였습니다. 일자체는 그다지 힘든건 없었죠. 첫날 공장을 소개해주는데, 킬링플로어에서 여기저기 잔인하게 뜯겨지는 소와 땅에 흘러넘치는 피를 봤지만, 생각보다는 그로테스크하다는 생각도 안 받았죠. 우리가 일을 하게 된 곳은 킬링플로어가 아닌 고기 부위별로 자르고 포장을 하는 일이었습니다. 저온의 작업장에서 계속 같은 일을 반복하는 단순노동. 일은 정말 재미가 없었습니다. 다이나믹하지 못한 일이었죠. 돈은 꽤 나쁘지 않았죠. 작업량에 비해서 상당히 시급도 세고(시간당 18$), 9시 이후에는 추가수당으로 1.5배의 돈을 받았죠. 항상 일을 오후 4시부터 밤 12시30분까지 했었는데, 폐인되기 딱 좋은 생활이었죠. 단점이 있다면 세금을 29% 떼어간다는 것?

우리 외에 거의 사는 사람이 없는 지루한 캐러반 생활과 일행들과의 내부적인 문제로 인하여 각자 흩어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곳에서 일을 하면서 좀 이른 감이 있지만 호주일주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죠.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은 모두 호텔로 보내고 혼자서 차를 집 삼아서 사는 생활을 즐겼습니다.

나의 베이스캠프가 되었던 Oakey 의 동네 공원


없는게 없는 나의 팔콘;;;

그렇게 2주가량 생활을 했을까, 슬슬 그 곳에서의 생활을 청산하려고 하는데, 헉!


제가 자고 생활하던 곳이 다음과 같이 캠핑 불가 지역이더군요;;; 잘자고 있는데, 아침에 갑자기 누가 차문을 두드리길래 봤더니 마을회관에서 나온 단속반 아저씨였습니다. 그러더니, 저 표지판을 보여주면서, 신고가 들어왔다고 하더군요. 허허허;;;;; 어떻게 그 긴 시간동안 저 표지판을 못 봤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여기저기서 얼마든지 자유롭게 유랑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차에서의 생활을 즐겼는데 거참.

다행히도 이 동네를 벗어나려고 할 때 일어난 일이죠. 급히 짐을 싸고 나름 정 들었던 Oakey 를 벗어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드니로 향했습니다. 호주일주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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