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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초. 노던테리토리 북쪽지역이 한창 건기일때, 다윈근처, Berry Springs에 있는 망고농장에서 열심히 놀다가 우기가 오기전에 카카두 국립공원(Kakadu National Park) 구경을 간다고 길을 나섰습니다. 차수리가 끝남과 동시에(냉각수 뚜껑을 열고 차를 운전하는 바람에 차가 맛이 가버렸었음-_-;;) 일단 근처, 크로커타일 팜을 한 번 방문해주고, 입장료를 아끼고자 밤에 열심히 달려서 카카두로 진입하였습니다. (론리플래닛에서 봤던 기억에 의하면 두당 20$가량의 입장료를 내야됬던걸로 기억합니다)

카카두 Kakadu
카카두 국립공원 안내책자 표지. 입구에 쌓여있다
 
한 밤중에 카카두로 진입한 후, 인적도 거의 없는 곳에서 차량 2~3대가 저희를 계속 따라왔습니다. 특별한 마크 같은 것도 없길래 처음에는 노상강도(?)로 생각하고 바짝 긴장을 하고 미친듯이 달리면서 오로라 리조트라는 휴게소 근처에 차를 대놓고(만약을 위해서) 살짝 내렸습니다. 흐흐......
다행히도 그들은 카카두의 레인저들이었으며 야밤에(아마 시간이 12시가 한참 넘었을겁니다) 국립공원 들어온 저희들이 수상해서 따라왔던 것이었습니다. 이 양반들이 우리한테 입장료를 청구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별 얘기 없이 조심하라면서 그냥 가더군요.


카카두는?
 
카카두 국립공원다윈에서 동쪽으로 250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습니다. 호주 애버리진들에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곳이 이 곳 카카두이며, 그들의 땅인 Arhem Land로 진입하기 위한 관문이기도 한 곳이 바로 이 곳입니다. 유네스코에서 World Heritage로 지정한 곳으로, 자그마치 19,804 평방킬로미터의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곳입니다.
 
주요 관광명소로는 카카두의 꽃이라 불리우는 200m 높이의 폭포 짐짐 폭포와 함께 트윈폭포, 애버리진 아트가 가장 많이 발견 된 우비루(Ubirr), 번개인간 그림으로 유명한 노우랜지 록(Nourlangie Rock), 그리고 유일한 마을인 자비루(Jabiru)가 있습니다. 또한, 공원의 규모만큼이나 다양한 동, 식물 군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개미집 Termite Mount
개미집 Termite Mount

카카두 북쪽 입구로 진입하면 가장 처음 보게되는 거대한 개미집(Termite Mount)
발로 차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투어신청 또는 4륜 차량으로 구경

카카두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보통 다윈에서 투어신청을 하여서 많이 오는 편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차를 끌고 다녔던 관계로 투어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모르겠습니다(하도 오래전이라 투어요금 가격도 기억이 안나네요;;) 입구는 위, 아래 이렇게 두개가 있어서 어느곳이나 마음 내키는 곳을 정한 후 진입해서 한바퀴 돌면서 구경하면 되는 구조죠.
 
참고로 이 곳을 모두 둘러보시려면 4WD 구동차를 끌고 들어오셔야 합니다. 저희는 2WD 차량이라서 카카두의 꽃이라 불리는 짐짐폭포를 보는데 온갖고생을 다 했습니다. 허허허

개미집 Termite Mount
거대한 개미집 앞에 있는 설명표지. 저 구멍들은 당췌?

북쪽지역의 개미집들

호주 북쪽지역에는 정말 다양하고 수많은 양의 개미집이 있습니다. 아웃백을 달리다보면 나무만큼이나 서있는게 이 개미집들입니다. Mt. Isa 부터 보이기 시작해서 윗동네 Kununurra 란 곳 까지는 쉬지 않고 이 녀석들이 도로에 보입니다. 처음엔 신기한데 나중에는 널린게 이 녀석들이라서 지겨워집니다. 얼마나 다양한 개미집들이 있으면 그 개미집들만 화보로 따로 만들어서 책을 팔기도 합니다. 다윈근처 지역에서 가장큰 개미집들이 발견되었다고 하는군요.

Kakadu 카카두
북쪽입구, 가장 처음있는 Aurora Kakadu Resort휴게소. 호주에서 앵무새는 우리나라 비둘기만큼이나 많다
 

Kakadu 카카두 Mamulaka
Kakadu 카카두 Mamulaka
Mamukala 늪지. 수많은 종류의 새들이 서식하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Kakadu 카카두 Mamulaka
Mamulaka Viewpoint 에서 찰칵~ 우기때는 늪지가 잠겨서 이 곳 출입은 불가
 

카카두에서 처음 접한 관광지인 Mamulaka 습지. 솔직히 '와~~~ 쩐다~ 끝내주네~ 여기서 살다 죽자' 같은 느낌은 없는 곳이었습니다. 새에 대해 조예가 깊은 사람들에게는 각광 받는 곳인 것 같습니다. 여기 관찰지역에서 보니깐 커다란 망원경을 가지고 와서 조류를 관찰하던 노부부들(학자일지도)이 보이더군요. 역시 습지는 생태계의 중요한 보고?

아무튼 대충보고 패스~한 지역입니다. 망원경이 있었다면...흠..글쎄요?
 
Kakadu 카카두 지도 Map
카카두 국립공원 지도
 
호주 10대 관광지인 카카두 국립공원. 사실 많은 분들께서는 잘 가지 않는 지역이라 이곳에 대해 낯선 분이 많으실겁니다. 그러나, 새로운 경험을 원하고, 호주를 전체적으로 훑어 보실분이라면 꼭 이 곳 카카두를 다녀오시는걸 강추하고 싶네요.
 
방대한 규모에 많은 볼거리들이 있는 카카두 국립공원. 다음은 수많은 애버리진 아트가 발견된 우비르로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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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Isa 이후, 계속 보게되는 개미집들. 개미집들 또한 지역마다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 이었다. 북쪽에 가까워질 수록 그 규모는 거대해지면서 사람크기만한 개미집을 상당량 볼 수가 있게 된다.

크기비교. 발로쳐도 꿈쩍도 하지 않는 탄탄함을 보여준다. 개미님하들 짱!

Mt. Isa 에서 하루를 보내고, 호주를 창조하였다고 하는 무지개 뱀의 알이라고 불리우는 악마의 돌, 데빌스 마블을 보기 위하여 길을 떠났습니다. 퀸즐랜드를 떠나 진정한 호주 오지라고 불리우는 노던지역으로 진입을 하게 된다는 생각을 하니 제 마음이 폴짝폴짝 예쁜 아가씨를 만나는 마냥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Mt. Isa 를 지나고 부터는 위와 같은 개미집들을 계속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나중에는 결국 길위의 나무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정도로 많은 수의 개미집이 분포해 있습니다. 특히, 북쪽지역으로 가면 그 규모가 상당히 거대해져서 사람크기만한(사람보다 더 큰 건 물론) 개미집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얼마나 튼튼하게 공사를 지었는지 주먹으로 쳐도, 발로 차도 꿈쩍도 하지 않더군요. 흙만으로 건축을 한 것일텐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Northern Territory 에 왔음을 알려주는 간판. 괜히 Nature Territory 라는 글이 적혀있는게 아니다.

퀸즐랜드의 마지막 마을인 Camooweal(동굴이랑 발전소가 관광지인 인구 400여명의 작은 마을입니다) 을 지나서 20km 만 가면 위와 같은 경계 표시를 볼 수 있습니다. 이전에 보았던 NSW 주와 퀸즐랜드 간의 국경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란 걸 알 수가 있습니다. 허허벌판에 달랑 간판하나만 꽂아놓고, '여기는 너그 주, 여기는 우리 주' 해놓은걸 보니, 한편으론 우스운 생각이 들더군요.

Camooweal 을 벗어나면 바로 새빨간색의 경고표지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내용인 즉슨 250Km 동안 기름 보충할 곳이 전혀 없으니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아웃백에서는 항상 무슨 사고가 날지 모르는 관계로 주유소가 보이면 항상 가득 보충을 하고 길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크게 개의치는 않았죠.

정말 아무 것도 없다. 노던진입 후 계속 보게 된 풍경

노던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확연히 달라진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기줄 하나 없는, 진정한 아웃백이 나타난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길거리에 누워있는 캥거루의 숫자도 눈에 띄게 늘었구요. 거짓말 조금 보태자면 약 200m 마다 캥거루 시체가 한마리씩 쓰러져 있습니다. 그걸 뜯어먹고 있는 대머리 독수리도 보이고. 지나가는 차들도 거의 없고, 있어봤자 짐을 가득 실은 장장 52.5m 에 달하는 로드 트레인들만 있을 뿐이죠.

52.5m 에 달하는 이 거대한 로드 트레인은 지나가는 것만으로 엄청난 풍압을 일으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벼운 차들은 반대편으로 오는 로드 트레인을 보게 된다면 반드시 속도를 낮추고 최대한 방어운전을 하실 것을 권합니다. 4000cc 의 그래도 무거운 편에 속하는 제 차 팔콘웨건도 로드 트레인이 지나갈때면 흔들림이 느껴지더군요. 오죽하면 길 위에 '52.5m 로드 트레인을 조심하시오' 라는 문구가 있겠습니까?

제 친구가 주유소에서 기름주유하는 로드트레인 기사에게 얼마나 기름이 들어가냐고 물어봤는데, 4개의 통이 있고 각 통에는 400리터의 기름, 즉 1600리터의 기름이 들어간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길에서 운명을 달리하신 아웃백의 캥거루님들...(눈을 부릅뜨고 보시면 보입니다. 아마도;)


그렇게 한참 아웃백을 즐기다 보면 첫번째 주유소 겸 휴게소인 Barkly Homestead 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혀를 내밀고 더워하는 낙타가 인상적이죠. 그만큼 더운지역이긴 더운지역입니다. 창문을 열어놓고 운전해도 후끈한 뜨거운 바람이 불어오고, 차에 에어콘은 고장이 나서 작동을 하지 않고...아무튼 간만에 보게 되는 다르게 생긴 풍경이라 무척 반갑죠. 하지만, 오지답게 물가랑 기름값에 두번정도 놀라게 됩니다. 뭐, 어쩔수 없죠. 오지니깐. 눈물을 머금으며 기름을 가득~~~

Barkly Homestead 근처에는 두갈래 길이 있습니다. 그 중 북쪽으로 가면 Table Land 라는 곳으로 가게 됩니다. 그 곳 아까 Camooweal 입구에서 보았던 새빨간 표지판이 또 설치되어 있습니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400Km 가량 기름 주유소가 없다는 경고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허허허~~~~

Camooweal 이 후 약 260km 지나서 나타나는 Barkly Homestead. 오지인 만큼 물가는 확실히 비싸다.

호주에 살면서 본 가장 비싼 가격의 기름값;; 일반 기름의 약 1.5배에 달하는 가격. 오지다운 물가이다. 아깝지만 만약을 위해서 풀로 넣을 수 밖에 없었다.


3Way Road House 라는 곳에서 주유하면서 휴식을 취하였습니다. 간만에 만나는 갈림길이었는데, 북쪽, 남쪽, 동쪽, 이렇게 세갈래길이 모여 있어서 지은 이름의 휴게소 입니다.(당연히;;;) 목도리 도마뱀이 인상적인 포스터죠. 이 곳에서 자고 갈까 라는 생각도 하였지만 가난한 워킹홀러들에게 그것은 사치! 라는 생각에 패스~

거대한 화물차, 로드 트레인. 아웃백 지역에서는 길 위의 기차라는 이름담게 길이가 52.5m 에 달하는 로드 트레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가 있다. 이런 로드트레인이 반대편에서 지나갈 때의 맞바람은 엄청나다. 광활한 아웃백에서 한번씩 추월을 하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3Way Roadhouse 에 도착했을 때가 해가 한참 진 뒤였습니다. 우선 다음 마을인 Tennant Creek 에서 휴식을 취한 후 데빌스 마블 근처 휴게소에서 잠을 자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서 애버리진들의 무서움을 조금 느끼게 되었죠....

아마도 Tennant Creek 제가 여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보게 된 애버리진들이 정부로부터 돈을 받고 생활하는 마을이었을 겁니다. 밤중에 도로를 타고 마을에 진입을 하였는데, 갑자기 앞에 이상한 물체가 지나가는 겁니다. 급한 마음에 브레이크를 밟고 뭔가 싶어서 보았더니 바로 애버리진 아이들이 었습니다. 피부색이 까만데다가 불빛도 제대로 들지 않는 곳이라 미처 보지를 못했죠. 차불빛을 보고도 전혀 거리낌없이 길을 건너면서 담담하게 저희를 보는 모습에 잠시 놀랬더랬죠. 아무튼 가볍게 이것저것 해먹고 동네가게에 들러서 간만에 팀탐을 사서 요기를 하였습니다. 동네 느낌도 왠지 우중충하고 그닥 좋은 느낌이 들지 않아서 재빨리 다음 휴게소로 이동을 하였죠.

저희 외에 여행을 하는 듯이 보이는 캠핑차 한대가 주차를 해 놓고 쉬고 있더군요. 그 곳에서 또 다시 라면을 하나 맛있게 끓여먹고 잠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밤에 너무나도 더운 나머지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하늘을 보고 입을 쫙 벌리며, 순식간에 잠에서 깨었습니다!!!

제가 살면서 그렇게 예쁜 밤하늘은 처음이었습니다!!!
남반구가 별보기가 좋다고 들었죠. 그러면서 농장등 시골등지에서 많은 밤하늘을 구경하였습니다. 은하수는 심심찮게 보였구요. 예전 군에서 보든 하늘이 생각날 정도로 아름다웠었죠.

하지만, 아웃백 밤하늘은 그러한 밤하늘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황홀하였습니다!
정말 하늘에서 별이 쏟아진다는 표현은 이걸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

밤하늘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넋을 놓고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아예 잠자리를 야외로 옮겨서 잠들어버렸죠;;;;

글 쓰는 중에도 그 때의 감상이 다시 떠오르네요.

정말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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