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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내가 사는 곳에 엄청나게 큰 나무가 있네. 사람들은 그 나무를 보고 가죽나무라 하더군. 나무 둥치가 옹이투성이라서 먹줄조차 댈 수 가 없고, 가지는 꾸불꾸불해서 자로 잴 수 조차 없는 형편이네. 그 때문에 길가에 서 있어도 목수들이 거들떠보지를 않네. 자네의 논의도 말은 그럴 듯하지만 결국은 그 나무와 다를 바가 없네. 세상 사람들이 상대할 턱이 있겠나?"


 "그럼 살쾡이는 어떤가?"


하고 장자는 받아넘겼다.


 "살쾡이는 가만히 몸을 숨기고 먹을 것을 노리다가 단숨에 확 달려드네. 어떤 곳에서라도 날쌔게 뛰어 돌아다니지. 그러나 그것이 화근이 되어 결국은 덫이나 그물에 걸려 죽게 되네. 그것에 비하면 들소는 마치 하늘을 덮은 검은 구름처럼 엄청나게 큰 몸집을 갖고 있지만, 생쥐 한 마리 잡을 능력도 없네. 그러나 무능한 것 때문에 죽지 않고 살게 되지. 자네가 그런 큰 나무를 두고 쓸모없다고 걱정할 건 없네. 무하유의 고을 넓은 벌판에다 심어두고 유유히 그 옆을 거닐며, 편안히 그 나무 그늘에서 쉬면 좋지 않겠나? 세상 사람에게 소용이 닿지 않으니 톱질을 받아 넘어질 염려도 없고 가지를 잘릴 걱정도 없네. 소용이 없다고 해서 고민할 까닭은 조금도 없는 것일세."





필요없는 것은 세상에 하나도 없다.

많은 장자의 철학에서 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저 역시 강력히 이 말에 동의하구요.


예전에 '기생충 제국' 이라는 책을 보았습니다. 기생충의 생태부터 시작해서, 그들의 존재의의(?) 등 다양한 관점에서 기생충에 대해 다른 책으로, 기생충을 좋아하든지 안 하든지 한번쯤은 읽어보면 좋다고 생각되는 과학서적 이었습니다. 그 곳에서도 기생충의 필요성에 대해서 상세히 기술되어 있더군요. 기생충들이 일종의 자정작용을 하여 생태계에 존재하는 동물개체의 수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하더군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 몇몇 기생충은 수컷이나 암컷이 임신을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어떤 곳에서는 기생충이 없어져서 개체수가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난 동물에 의해서(읽은지 오래되서 어떤 동물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생태계가 급속토록 파괴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었구요. 게다가 학설에서 실제로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많은 현대인들의 아토피로 고생하는 것이 '기생충이 없기때문' 이라며, 기생충들이 우리몸의 면역체계를 한 층 더 강화시켜준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심지어는 현직 청와대 높은데 있는 이모씨 역시 전혀 쓸모없는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정치에 관심을 두지않고, 이런 대통령을, 이러한 당을 뽑았다가는 나라에 큰일이 터질 수도 있다는 경각심과 함께 국민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일을 하기도 하였으니깐요(이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선거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까 두렵습니다. 아~~~ 제발)


자신의 주위에서 평소에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던 것들, 무관심하게 방치하였던 것들, 특히 인간관계에 있어서 이러한 관계정립에 대해서 한번 쯤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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